국제 국제경제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타임워너 쪼개라”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08 14:20

수정 2014.11.07 00:07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미디어업체 타임워너를 4개로 분할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지 등 주요 외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칸은 이날 투자자문은행 라자드를 통해 제출한 370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타임워너를 AOL·엔터테인먼트·출판·케이블 등 4개 업체로 분할하라고 요구했다. 또 잡지사 타임의 주식 200억원어치를 자사주 매입방식으로 사들이고 타임워너 케이블 주식 110억달러어치를 경매방식으로 팔아치우라고 주문했다.

아이칸은 보고서에서 “기업을 분할하면 현재 주당 18.50달러에 불과한 타임워너 주가는 주당 23.30∼26.57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타임워너가 케이블TV와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끼워파는 사업에 실패했으며 잡지 출판사업도 신통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타임워너가 케이블 채널 ‘코미디 세트럴’이나 ‘워너 뮤직 그룹’ 등 핵심 자산을 팔아치운 것도 잘못이라고 비난했다.


보고서는 결론부에서 “타임워너는 더 이상 자산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각 사업분야간 장기적인 전략을 짜고 재무상태를 최대한 활용하며 비용지출을 개선해 성장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자드 은행의 최고경영자(CEO)인 브루스 워서스타인은 “타임워너의 거의 대부분 전략적 결정이 잘못됐다”면서 “현재 사업 구조를 합쳐놓을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아이칸은 올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타임워너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방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아이칸은 바이아콤과 유니버설스튜디오 CEO를 지낸 프랭크 비온디를 차기 CEO로 점찍어놓고 있다.

이와 관련, 딕 파슨스 타임워너 회장 겸 CEO는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아이칸의 제안을 신중히 검토해 보겠다”면서 “그러나 주가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타임워너가 수행한 전략은 뛰어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칼 아이칸의 기업분할 압박에 대해 석연찮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팰리 리서치의 리처드 그린필드 애널리스트는 “경쟁자인 세계최대 미디어업체 뉴스코퍼레이션은 위성TV업체인 ‘디렉TV’의 지분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면서 “타임워너도 미디어업체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이 경쟁력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아이칸은 지난 3일 KT&G주식 170만주를 확보, 지분 6.59%를 보유한 3대 주주로 떠오르면서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등 국내 증시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