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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1월 경제동향]일자리 회복 더디다

신성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08 14:20

수정 2014.11.07 00:07



도소매업·음식숙박업, 제조업, 건설업을 중심으로 고용시장의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경기회복에 탄력을 불어넣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지난 1월 유가가 지난해 최고치를 넘어서는 등 대외 불안요인들이 올 한해 우리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1월 월간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는 내수회복세가 확대되면서 견실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제한 뒤 “다만 고용여건의 개선이 지연되고 있고 미국 경기의 둔화 가능성, 고유가 등 대외 여건의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 증가세 확대, 설비투자도 개선

지난해 12월 소비재판매액지수는 1년 전에 비해 9.4% 증가하고 서비스업활동지수는 6.5%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소비 관련 지표들의 증가세가 확연해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부진했던 설비투자가 13.1% 늘고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는 전월(11.8%)보다 증가율이 크게 확대된 43.3%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내수회복에 대비하면서 투자심리가 조금씩 되살아나 올해 내로 설비투자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KDI의 진단이다.

수출도 지난해 12월 증가율 11.2%에서 지난 1월 4.3%로 둔화되기는 했지만 수출이 집중되는 월말이 설 연휴였다는 일시적 요인을 감안하면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내수회복→투자확대’로 경기 선순환구조가 형성되면서 수출과 내수가 균형 잡힌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고용시장 위축 경기회복 걸림돌

문제는 가계소비 여력과 직결되는 고용 회복이 더디다는 것.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3.5%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지만 도소매·음식숙박업 및 제조, 건설업 중심으로 고용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

도소매·음식숙박업의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수는 지난해 12월(마이너스 0.7%)까지 13개월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과 건설업도 각각 12개월, 4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이다. 특히 건설업은 지난해 12월 4.2% 감소함으로써 같은 해 2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투자가 살아나면 일자리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지만 정보기술(IT) 발달, 자동화 등에 따른 산업구조 고도화 때문에 투자의 고용효과가 예전 같지 않고 아직까지는 투자가 완연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고용불안은 소득 감소를 불러와 소비여력 감소로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유가 등 대외 불안요인 상존

미국 경기의 둔화 가능성과 고유가 등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도 경기회복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KDI는 미국의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3% 증가에 그쳐 3·4분기(1.0%)에 비해 성장률이 둔화됨으로써 향후 경기 추이를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소비지출이 전기 대비 0.3% 증가에 그쳐 전기(1.0%)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고 설비투자와 주택건설투자도 각각 0.7%, 0.9% 증가에 그쳐 전기(2.1%, 1.8%)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특히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유가 등 지정학적 여건에 대한 염려를 빼놓지 않고 있다. 1월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 평균)는 전달보다 9.7% 오른 배럴당 58.4달러로 지난해 최고치인 9월(56.8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올들어 하강곡선을 그리면서 지난해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수출 채산성이 더욱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 swshin@fnnews.com 신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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