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외환당국 시장개입 ‘시각차’

신성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08 14:20

수정 2014.11.07 00:07



올들어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하강곡선을 그리며 수출 둔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는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과 정부 부처인 산업자원부와 큰 시각차를 보여준 것으로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을 놓고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부총리는 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 심포지엄’ 기조연설과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 기조연설을 통해 “환율절상으로 수출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1월 일평균 수출액이 10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1월(10억3000만달러)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1011.60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올들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2일에는 961.00원까지 떨어진 뒤 이날 가까스로 970원선을 회복한 970.80원으로 마감했다.

다급해진 기업들은 당국 개입을 촉구하고 나서고 있다. 수출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 1월 수출은 1년전에 비해 4.3% 증가에 그쳐 7개월만에 한자릿수를 나타내며 외견상 원·달러 환율 하락의 여파가 미친 모습이었다.

반면 올 1월 일평균 수출액을 놓고 보면 1년전에 비해 8.6% 증가했고 선박을 제외할 경우는 12.9%나 늘었다. 1월 수출 둔화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지만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 일시적 요인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방증이다.

한부총리는 또 “외환시장을 보다 심화시키고 원화 국제화와 해외투자 확대 등을 포함한 외환자유화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외환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도 한부총리의 의견에 힘을 실어줬다. 현원장은 ‘한국경제 심포지엄’에서 ‘한국경제의 전망과 과제’란 주제발표를 통해 “수출은 환율보다는 다른 나라의 경기에 훨씬 큰 영향을 받는다”면서 “올해 다른 나라의 경제가 대체로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현원장은 다만 “최근 엔화와 비교할 때 원화절상은 가파른 부분이 있다”면서 “환율변동폭이 너무 크거나 불안한 것은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 swshin@fnnews.com 신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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