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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귀병 40대 변호사됐다…윤철호씨 사법연수원 졸업 고향서 개업

김한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09 14:20

수정 2014.11.07 00:06



희귀병을 극복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40대가 2년간의 사법연수원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고향에서 변호사 개업을 했다.

자신도 모르는 희귀병을 16년간 앓아오면서 사법시험에 합격해 한때 화제를 모았던 윤철호씨(43·전남 여수시 화양면·사진).

어렸을 때부터 ‘윤 판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총명했던 윤씨는 학력고사 광주·전남 차석을 차지하며 지난 82년 서울대 법학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할 때까지만 해도 가족들의 윤씨에 대한 기대는 컸다.

그런 그가 3학년 재학 중이던 지난 87년 여름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렸다. 1년여 넘게 결핵치료를 하고 약을 복용한 후유증인 줄 알았지만 어느 병원에서도 병명을 몰랐다. 불과 몇�V 거리의 화장실도 가지 못할 정도로 호흡곤란과 피로를 느꼈다.


결국 대학을 중퇴한 윤씨는 스스로 병을 치유할 약을 찾기 위해 밤낮으로 산에 올라 약초를 찾기 시작했다. 산에 들어가 자연요법으로 치료를 계속한 윤씨는 다행히 지난 2000년부터는 병세가 호전돼 2001년 사법시험 1차에 응시해 합격했으나 그해 여름 몸이 다시 나빠져 2차 시험을 보지 못했다. 윤씨는 2002년에도 응시하지 못했다가 2003년에 건강이 좋아져 1, 2, 3차 시험을 한꺼번에 통과했다. 그리고 드디어 2년에 걸친 힘든 사법연수원(35기) 생활을 마치고 지난 8일 고향인 여수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차렸다.


윤씨는 “연수원에서는 단체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몸이 피곤해도 쉬지 못했다”면서 “힘든 연수원 생활이었지만 무사히 마치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아직 미혼인 윤씨는 “불쌍한 사람을 돕는다고 말한다면 건방진 생각일 것”이라면서 “변호사 업무 외에 병명을 밝히는 공부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현재 영양학·의학 공부를 하면서 각 의료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희귀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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