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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경영권 위협]“아이칸측 위협 안된다”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09 14:20

수정 2014.11.07 00:06



KT&G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의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의 경영참여 선언에 사모펀드의 인수 논란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KT&G가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을 뿐 아직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점도 불씨로 남아있다.

■주주 중시 정책으로 '정면돌파'한다

KT&G는 9일 기업설명회에서 주주 중시 정책을 내세워 아이칸측이 지난해 말 KT&G 경영진에 대리인을 보내 인삼공사의 매각 및 상장, 부동산 처분 등을 요구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인삼공사는 매출 및 이익 기여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향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커 매각 또는 상장보다는 지속적인 성장을 통한 '과실'을 누리는 것이 주주 이익에 합치된다는 것이다. 유휴부동산 역시 개발 후 매각하는 것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더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실제 지난 2004년 인삼공사의 매출액은 3050억원, 영업이익률은 34,8%에 달했다. 또 KT&G 서울 동대문지점 부지(장부가 5억원)의 경우 84억원을 들여 개발한 뒤 164억원에 매각해 7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도 인삼공사의 기업공개나 배당 강화는 단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데 그칠 것이고 유휴부동산 매각도 장기적으로는 자산가치를 훼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아이칸측의 지분 매입이 현 상황에서는 기업 경영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KT&G는 대다수 외국인 주주들이 현 경영진에 대해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자신하는 모습이다. 1년에 수차례씩 해외 기업설명회를 갖고 외국인 주주들의 의견을 청취해왔으나 지금까지 회사의 주주정책 등에 대해 특별한 불만이 없었다는 것이다.

■경영 참여도, M&A도 가능성 적다

이날 일부 외신은 김병주 전 칼라일그룹 아시아 회장이 주도하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KT&G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중이라고 보도했다. 아이칸의 경영참여 선언에 이어 M&A 논란까지 복병으로 등장한 셈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KT&G의 우호지분이 이들을 압도하고 있다. 현재 KT&G의 우호지분은 자사주 9.94%, 중소기업은행 5.85%, 우리사주조합 5.75% 등이다. 여기에 주총에서 표대결이 벌어질 경우 지분 3%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도 KT&G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KT&G는 표대결에 대비해 국내 기관 등을 대상으로 '백기사'를 찾고 있는 중이다.

한화증권 박희정 애널리스트는 "아이칸측의 경영권 압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인수합병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주인이 없는 리스크는 있지만 사기업의 인수합병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민영 공기업의 인수합병은 더욱 어렵다"고 진단했다.

대신증권 이정기 애널리스트도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사모펀드 등으로 매각될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KT&G의 시가총액이 9조원에 달해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인수자측의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이칸측이 추가로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이 열려 있고 특히 사모펀드가 아이칸과 연합전선을 구축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이의섭 애널리스트는 "인수자 입장에선 우호세력과 2조5000억∼3조원 정도의 자금만 확보하면 경영권 인수가 가능할 수도 있다"며 "현재로서는 M&A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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