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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칸,KT&G에 그린메일후 철수할 가능성 높다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12 14:20

수정 2014.11.07 00:04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KT&G의 적대적 인수합병(M&A)보다는 '소버린자산운용'처럼 '치고 빠지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아이칸측이 이미 1700억원 가까운 차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KT&G측은 주총대결에 대비해 이르면 이번주부터 해외기업설명회(IR)에 나서 본격적으로 외국인 백기사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국제금융센터는 12일 칼 아이칸의 향후 움직임과 관련, ▲3월 주총에서 의견관철 실패 후 단기 매각 ▲중장기 보유를 통한 압박 후 지분 매각 ▲적대적 M&A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아이칸이 주총에서의 의견관철 여부를 떠나 추가지분 매입 등으로 경영진을 압박해 소기의 목적(주가상승 등)을 달성한 다음, 지분을 KT&G측에 매각하는 '그린메일'이나 장내에서 지분을 팔아치운 뒤 철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KT&G가 기업지배구조가 좋은 회사로 알려져 있고 외국계 증권사들도 지배구조나 경영전략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외국인투자가들이 경영권 변동에 동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아이칸측은 경영참여 선언 이후 주가 상승으로 지금까지 1665억원 규모의 평가차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칸파트너스 등 4개 펀드는 지난해 9월28일 4만7000여주를 시작으로 지난달 9일까지 150여 차례에 걸쳐 총 4653억7000만원을 들여 1070만9000여주(6.59%)를 매집했고 현재가(5만9000원)를 기준으로 지분가치는 총 6318억4000만원에 달한다.

지난 2003년 소버린자산운용이 SK㈜ 지분 14.99%를 확보하면서 기존 경영진 사임을 요구하는 등 분쟁을 벌였으나 결국 지난해 1조원의 차익을 남기고 떠난 대목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이같은 평가차익은 추후 더욱 큰 규모로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릴린치는 "KT&G 경영권 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며 "지분경쟁 이슈와 유휴자산 가치를 감안할 경우 적정가가 6만3000원, 자사주소각 이후 주당배당금 상승까지 반영하면 7만7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경영권 경쟁시장의 활성화는 적극 유도하되 이번 사례의 경과와 문제점 등을 면밀히 점검해 필요할 경우 M&A관련 규정의 개선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KT&G는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해외 기업설명회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르면 이번주부터 곽영균 사장이 2주에 걸쳐 뉴욕, 런던, 홍콩 등지를 돌며 직접 기업설명회를 갖고 외국인주주들을 설득해 우호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칼 아이칸도 이에 맞대응해 지분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여 오는 3월 주총을 앞두고 양측의 지분확보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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