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노조만 변하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12 14:20

수정 2014.11.07 00:04



지난 2년간 참여정부 노동정책의 사령탑을 맡았던 김대환 전 노동부장관이 퇴임하는 자리에서 “정부와 기업이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노조는 변화에 가장 뒤처져 있다”며 “노조도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또한 국내 노동운동을 이끌고 있는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과 이수호 전 민주노총위원장도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주관한 ‘전국 최고경영자연찬회’에서 국내 노동운동에 대해 변화를 촉구한 것은 주목할 일이다.

이용득 위원장은 “이제 이데올로기 논쟁은 사라졌고 순수 노동운동으로 나가야 한다”면서 “극좌파와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수호 전위원장도 “민주노총이 너무 경직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는 툭하면 파업부터 벌이면서 강경 일변도의 정치투쟁을 일삼고 있는 국내 노동계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낸 것으로 앞으로국내 노동운동에 대한 일대 변화가 있지 않으면 노동계의 입지가좁아질 수 있다는 충정에서 나온 발언일 것이다. 하지만 노동계 내부에서도 이런 지적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것은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사실 국내 노동계의 전투적인 노동운동은 이만저만 우려스럽지 않다.
일부 대기업 귀족노조가 포함된 국내 노동계는 요즘 순수한 노동운동에서 일탈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마디로 산업현장이 이념투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순수한 노동운동과는 별 상관없어 보이는 노조의 경영참여,기업의 사회공헌기금 조성 등 정치, 사회적 문제까지 파업의 명분으로 내거는 등 노동운동의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이수영 경총회장이 최근 공개석상에서 ‘기업도 파업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겠는가.

이제 글로벌경쟁시대에서 노조는 기업의 중요한 파트너다. 국운을 개척해야 할 동반자인 것이다. 그런 노조가 한물 간 이념투쟁에만 매달려서는 국민은 물론이고 노동계 내부에서조차 공감을 얻기 힘들다.


국내 노동계가 더이상 시대정신에 뒤떨어진 이념투쟁을 고집해서는 곤란하다. 노동운동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고 내부혁신에 나서야 한다.
국내 노동계가 자신의 책임과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성찰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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