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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性 당당한性-인공발기해면체]‘팽창형’ 섹스때만 사용 자연발기와 유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13 14:20

수정 2014.11.07 00:04



킹콩도 갱년기가 있다. 시카고의 브룩필드 동물원이 최근 ‘국제 영장류 동물학회지’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영화 ‘킹콩’에서 거대한 괴물로 표현된 고릴라도 나이를 먹으면 호르몬의 변화를 보이고 이에 따른 갱년기 증상도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데 한가지 재밌는 것은 고릴라의 생식 능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성욕까지 저하되진 않는다는 사실이다. 가장 나이든 51세 고릴라는 11세에 마지막으로 새끼를 낳았지만 49세까지 짝짓기를 즐겼다고 한다.

고릴라와 마찬가지로 인간도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성적인 욕망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기에 더더욱 서러운 것이 인간의 노년이다.
노인 남성의 경우 발기부전으로 인해 섹스를 포기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

올해 62세 박모 할아버지는 얼마 전부터 물건이 신통치 않아 한번 일으켜 세우기 위해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어도 보고 자가주사법이라는 것을 시도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절망에 빠진 할아버지는 병원을 찾아왔다. 늙어서 그 재미라도 없으면 도저히 살 맛이 나지 않으니 어떻게라도 되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의 답답함을 해결해 줄 즉효약은 인공발기 해면체 삽입술이었다.

인공발기 해면체 삽입술이란 말 그대로 성기 안에 인공발기해면체를 삽입해 발기가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인공발기해면체에는 굴곡형과 팽창형이 있다. 굴곡형은 실리콘 보형물 안에 은이나 스테인리스 강철로 된 기구를 넣어놓은 것이다. 섹스할 때는 폈다가 평상시에는 위나 아래로 구부려 놓는다. 시술이 손쉽고 합병증이 거의 없지만 항상 발기된 상태로 돼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한 팽창형은 평소에는 작았다가 섹스할 때 누르면 커지는 것이다. 펌프와 실린더, 물주머니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펌프를 누르면 물주머니 속에 있는 수액이 실린더 안으로 이동하게 되어 음경이 팽창한다.

팽창형 인공발기 해면체를 삽입하는 것이 혹시나 부작용이 있지는 않나 해서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요즘은 제품들이 우수해 고장이나 합병증의 위험이 거의 없다. 시술 후 4주가 지나면 말을 아주 잘 듣는 착한 성기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박모 할아버지처럼 나이가 들어 전혀 발기가 되지 않는 경우 외에도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당뇨병이나 사고 등으로 고개 숙인 남성들이 있다. 이들에게 현대의학이 선사하는 하나의 선물이 있다면 그건 바로 인공발기 해면체 삽입술이다.
저절로 서지 않으면 약을 먹어야 하고 약을 먹어도 서지 않으면 주사를 놓으면 되는데, 주사로도 안 되면 그곳을 뼈대 있는 집안 물건으로 만들어주는 수밖에 없다. 포기하지 말고 힘없는 거시기, 힘차게 세워주자.

/김정민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kim@wowu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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