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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고치자]‘창조적 파괴’가 혁신을 이끈다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15 14:20

수정 2014.11.07 00:02



“5에서 3을 빼면 얼마가 남을까?”

우리는 이 문제를 받자마자 ‘5-3=2’라는 답을 쓴 뒤 사고를 고정시킨다. 우리의 사고에는 마침표 이외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고로는 다양한 답을 요구하는 현대에는 적합하지 않다. ‘5에서 3을 빼면 과연 2만 답일까’라는 의심을 하고, ‘없는 답’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존 사고를 창조적으로 파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입체사고샘소딩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임광운 대표(48)는 저서 ‘思고치자’를 통해 사고치면서(事故치기) 우리의 생각고치기(思考치기)를 제안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생각을 바꾸자’는 주장을 넘어 ‘사고치자 하나, 둘, 셋’이라는 툴을 가지고 운동을 하면서 끊임없이 바꾸는 ‘사고운동’을 주장한다. 사고운동을 통해 생각자체가 새로워지는 변화의 단계에까지 이르러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는 명언이나 글들에 대해 ‘틀림’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찾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사고를 올바른 방향으로 고치는 작업을 선보이려고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런지 책의 내용은 재미있으면서도 파격적이다. 첫째가 생각을 바꾸자는 의미의 思고치자. 생각은 증상이고 생각의 틀이 원인이기 때문에 생각을 담아내려는 그릇인 ‘생각의 틀’을 아예 바꾸자는 시도다.

둘째가 생각의 틀을 치료하기 위한 작업의 하나로 기존사고를 치고 또 치는 思考치자. 창조적이고 지속적인 파괴를 위해 사고의 틀을 고쳐가는 이렇게·저렇게·요렇게의 세 방향으로 사고치는 방법을 제시한다.

셋째가 사고를 다스릴 줄 아는 思考治者. 사고의 마침표와 물음표만이 아니라 느낌표까지 창조할 수 있는 단계를 말한다. 이 단계가 되면 결과를 상황과 맥락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할 줄 알게 된다.

이 책은 ‘思고치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思考치자’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하여 결국 생각을 다스릴 줄 아는 ‘思考治者’가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어느 여행객이 길을 가다 성당을 짓고 있는 세 명의 석공을 만났다. 첫 번째 만난 석공은 매우 화가 나 있는 듯 보였고, 두 번째 만난 석공은 화나 보이지도 즐거워 보이지도 않았고, 세 번째 만난 석공은 일을 하는 내내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러면 여행객은 석공들을 ‘있는 대로’ 본 것일까, 아니면 ‘보는 대로’ 본 것일까.

저자는 “‘보는 대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면서 “기준을 달리해서 새롭게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매우 화가 나 있는 듯 보인 석공은 일을 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고통스러움으로 새롭게 해석할 수 있으며, 화나 보이지도 즐거워 보이지도 않는 석공 역시 차분한 사람이 일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가 ‘보는 눈’을 달리하면 ‘눈과 눈’ 사이의 관계가 새롭게 정리되면서 창조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사고치는’ 과정을 토대로 다음의 문제를 풀어보자.

“사과 다섯 개 중에서 세 개를 먹으면 몇 개가 남을까?”

두 개로 답했다면 아직도 논리적으로 사고를 하는 것이고, 세 개로 답했다면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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