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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한류’ 아시아가 설렌다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15 14:20

수정 2014.11.07 00:02



한류(韓流)의 영역이 TV드라마, 영화, 대중음악에서 뮤지컬로 확장되고 있다. 한류의 주역으로 떠올랐던 TV드라마 ‘겨울연가’와 ‘대장금’이 이미 뮤지컬로 선보였거나 선보일 예정이며, ‘명성황후’ ‘겨울나그네’ 같은 창작뮤지컬 뿐 아니라 ‘지킬 앤 하이드’ ‘헤드윅’ 같이 해외 원작을 우리 배우들이 연기한 라이선스 작품들도 속속 일본 및 중국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뮤지컬 한류의 중심에 서있는 작품은 ‘겨울연가’(제작 윤스칼라). 지난 6∼9일 일본 삿포로 교육문화센터에서 초연된 ‘겨울연가’는 TV드라마를 연출했던 윤석호 PD가 총감독을 맡고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가 프로듀서로 나선 작품으로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전역에서 한류 붐을 주도했던 원작 드라마의 후광 효과를 노리고 기획됐다. 제작 초기단계부터 일본 내 한류열풍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겨울연가’에는 팝페라테너로 활동해온 임태경과 일본 뮤지컬 전문극단 시키(四季)에서 주연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고영빈이 ‘욘사마’ 배용준이 맡았던 준상 역을 맡아 ‘일본 아줌마’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이유리 프로듀서는 “삿포로 공연의 경우 평균 유료 객석점유율이 90%에 이를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면서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 뮤지컬이 일본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겨울연가’는 일본 삿포로 공연에 이어 오는 9월부터 올해 말까지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일본 5개 도시에서 50여회에 걸친 순회공연을 먼저 펼친 뒤 오는 2007년 초 국내 공연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제2의 한류 붐을 이끌고 있는 ‘대장금’도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로 유명한 PMC프로덕션과 원작 드라마를 방영했던 MBC가 공동제작하는 ‘대장금’은 총제작비 50억∼60억원 규모의 대극장용 뮤지컬로 내년 초 국내에서 초연한 뒤 중국, 대만,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지역으로 무대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PMC프로덕션 송승환 대표가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이번 작품의 대본은 뮤지컬 ‘겨울연가’ 등을 썼던 오은희 작가가 현재 작업 중에 있으며 연출은 뮤지컬 ‘아이 러브 유’로 대박을 터뜨렸던 한진섭씨로 결정됐다. 궁중음식이 주요 소재로 등장했던 TV드라마와 달리 뮤지컬에서는 장금이의 러브스토리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심축을 이룰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우를 뮤지컬 빅스타로 키워낸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지킬 앤 하이드’도 오는 3월13∼19일 일본 도쿄 유포트극장, 3월22∼24일 오사카 NHK홀 공연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연에 앞서 일본 도쿄 니세이극장에서 열렸던 기자회견장은 조승우를 취재하려는 일본 언론들로 북새통을 이뤄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조승우는 일본 시사주간지 ‘아에라’가 선정한 ‘2006년 주목할만한 한류스타’에 선정되는 등 새로운 한류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어 이번 공연에 대한 일본 관객의 반응이 주목된다.

오는 3월11∼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히트 뮤지컬 ‘명성황후’(제작 에이콤)는 오는 5월11∼16일 베이징 북전대극장, 5월25∼6월4일 상하이 대극원에서 총 22회에 걸친 중국 공연을 펼친다.
지난 1995년 초연 이후 총 660회 공연을 통해 국내·외 관객 88만명을 불러모은 ‘명성황후’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등에서도 공연된 작품으로 대륙 침략의 야욕을 드러냈던 일본과 조선 마지막 황후의 대결을 역사적 배경으로 하고 있어 중국 관객들에게 호소력을 지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헤드윅’이 오는 9월 일본 도쿄에서 공연되는 것을 비롯해 최인호의 원작소설을 토대로 한 ‘겨울나그네’가 오는 12월, 차범석의 연극을 뮤지컬화한 ‘댄싱 위드 섀도’가 내년 3월, 창작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내년 초 일본 공연을 추진 중이다.


‘명성황후’ 중국 공연과 ‘겨울나그네’ 일본 공연을 추진하고 있는 에이콤의 윤호진 대표는 “한류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현지화 전략”이라면서 “공연 자체의 질적 향상뿐만 아니라 현지 프로덕션이나 기획자들과의 공조를 통해 그 나라 사람들에게 파고 들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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