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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하이닉스,낸드플래시값 급락 ‘진땀’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16 14:21

수정 2014.11.07 00:00


‘플래시 러시(Flash Rush) 현상, 꺾이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낸드플래시메모리 시장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현물가격이 연말 대비 30% 이상 급락했고 소니 신규 출시 게임기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채용설까지 겹치면서 ‘플래시 러시’가 꺾이고 낸드플래시 시장이 10%의 공급과잉에 직면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플래시 러시는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의 주장. ‘골드 러시’에 비견, 공급부족인 낸드플래시를 구하려고 기업들이 한국으로 향하거나 낸드플래시를 채용하는 디지털기기가 급증하는 현상을 말한다.

◇낸드플래시, 시장확대 ‘빨간 불’=삼성전자는 일본 소니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 2’에 낸드플래시를 공급하는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니가 가격 등을 이유로 PSP2의 메인저장장치를 낸드플래시 대신 HDD로 채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낸드플래시 시장확대에 빨간 불이 켜졌다. 낸드플래시는 HDD와 비교해 가격, 속도, 안정성, 무게, 전력소모량 등에서 모두 앞서는 저장장치이지만 가격은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가 낸드플래시를 채택하지 않으면 신규수요처가 감소하고 시장확대 속도가 줄어 낸드 시장이 ‘공급과잉→가격하락’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는 메모리카드가 최대 수요처이지만 MP3, 휴대폰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고 게임기도 신규시장 중 하나였다.

◇삼성전자, “시장 과잉반응이다”=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10% 공급과잉설에 대해 공급부족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IR팀장인 주우식 전무는 “낸드플래시 시장가격은 당초 전년대비 40∼50%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며 “최근의 현물가격 하락세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소니와의 낸드플래시 장착 협상 결렬은 사실이 아니며 협상 중인 제품은 시장에서 알려진 제품과는 다른 종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긍정적 입장과 달리 65%가량의 점유율로 낸드플래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경우 예상보다 가파른 가격하락세로 수익성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소니의 낸드플래시 채용을 기정사실화하고 전망치를 내놓았다”며 “만약 소문이 사실이라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대한 매출, 영업익 등 실적추정치도 완전히 바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플래시메모리 시장, 지각변동 가속=낸드플래시 가격급락은 플래시메모리 쪽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장은 삼성전자가 52%가량으로 1위를, 도시바와 하이닉스가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세계 반도체 업계 1위인 인텔이 마이크론과 합작을 통해 낸드플래시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밝힌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우위는 가격급락을 동반한다”며 “현재 7개인 낸드플래시 업체가 상위 3개 혹은 4개로 재편되는 시기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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