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적대적 M&A 방패는 시장신뢰”

노종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16 14:21

수정 2014.11.07 00:00



“시장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지난 2004년 이후 2년 동안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을 승리로 이끈 SK㈜가 최근 칼 아이칸과 표대결을 앞두고 있는 KT&G에 주문하는 승리해법이다.

KT&G가 아이칸과의 표대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보다 앞서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SK㈜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으로 ‘시장의 신뢰’를 꼽았다.

SK㈜ 관계자는 “SK㈜가 소버린과의 표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SK㈜를 믿고 지지해준 주주들 때문”이라며 “SK㈜가 해외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등 국내외 지지를 받은 것처럼 우선은 시장의 지지를 받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회사 비전과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투자가들에게 알려 지지를 받아내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전문적인 컨설팅 회사의 도움을 받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적대적 M&A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소버린과 전쟁을 치렀던 SK㈜의 IR, 홍보, 법무 등의 부서에는 KT&G 관련자들의 대처방안 조언요구가 잇따르고 있으며 KT&G가 SK㈜의 사례를 적극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관계자는 “KT&G 직원이 직접 방문하거나 기자 등을 통해 당시 소버린의 경영권관여 움직임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묻는 문의가 하루에도 수차례씩 오고 있다”며 “다소 쑥쓰러운 경험이지만 그동안의 노하우를 성심껏 답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SK㈜는 시장의 신뢰를 얻기위해 독립적인 이사회 사무국을 설치하고 투명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외 IR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얻는데 주력했고 그 결과 소버린과의 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KT&G의 최근 대응은 SK㈜의 전철을 밟고 있는 인상이 짙다. KT&G 곽영균 사장은 15일부터 해외IR에 나서 선진화된 지배구조와 성장가능성을 적극 알려 해외 우호지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 등이 해외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지원을 부탁한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KT&G는 이와 함께 국내 기관투자가는 물론 소액주주들과도 접촉, 지지를 부탁할 계획이다,

하지만 SK㈜는 KT&G의 적대적 M&A 대비책이 시장의 신뢰를 동반하지 못할 경우 미봉책에 불과해 경영권 분쟁이 장기전으로 전개될 경우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고 경영진의 의지와 실천이 지속적으로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주주총회 이후에도 시장의 신뢰 구축작업은 계속돼야 한다”며 “SK도 소버린과의 승리에 자만하지 않고 보다 좋은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njsub@fnnews.com 노종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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