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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戰後 최장기 호황’ 보인다,작년 4분기 성장률 5.5%…48개월째 확장 행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17 14:21

수정 2014.11.06 23:59



일본 경제가 당초 전망을 웃도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전후 최장의 경기확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 내각부는 17일 지난해 4·4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기준으로 5.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1.4% 성장했고 지난해 전체로는 2.8% 성장세를 보였다.

연율기준 성장률 5.5%는 같은기간 미국 성장률 1.1%의 5배, 유로권 성장률 0.3%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수출은 물론이고 가계소비와 기업지출같은 내수가 성장세를 함께 이끌었다.

블룸버그, AP 통신 등 외신들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일본 경제가 올해에도 강한 성장세를 지속해 전후 최장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금리와 엔화 움직임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높은 성장세와 물가하락 압력 완화에 따라 일본은행(일은)의 제로금리 정책 폐기시점이 가까와졌다며 오는 9월께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전망에서부터 금리인상은 아직 시기상조이며 달러에 대한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여전하다.

■전후 최장 성장세 진입

올해 일본 경제가 지금과 같은 호조세를 이어간다면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가장 긴 경기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현재 일본 경제는 48개월간의 경기 확장국면을 보이고 있다.

전후 최장의 성장기간은 1965년 11월∼1970년 7월의 57개월 간이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 경제 골칫거리였던 내수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수출도 여전히 탄탄하다.

지난해 4·4분기 소비지출은 전분기의 2배인 0.8%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소비심리 역시 15년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들의 자본지출도 3·4분기 1.8%에 이어 4·4분기 1.7% 증가세를 이어갔다.

내수와 수출이 탄탄한 모습을 보이면서 고용이 늘고 임금이 오르며 소비도 증가하는 모습을 띠고 있다.

이 때문에 분석가들 사이에 일본 경제가 수출과 내수라는 쌍발엔진을 가동해 질주를 계속할 것이란 전망에 이견이 없는 상태다.

모건스탠리 도쿄사무소의 사토 다케히로 이코노미스트는 “개인 소비지출과 기업 자본지출이 일본 경제를 독자적이고 탄탄한 성장세로 이끌고 있다”면서 “일본 경제는 고성장과 물가안정을 향유하는 더 없이 좋은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금리, 엔화 전망은 불투명

경기회복세가 탄탄해짐에 따라 일은이 5년 만에 제로금리 정책을 폐기하고 올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바클레이스 캐피털 도쿄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아이다 다쿠지는 “개인소비가 견인하는 경제성장세가 나타나고 있어 일은이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조만간 제로금리 정책을 폐기할 것”이라며 “4월에 통화완화정책 기조를 긴축기조로 전환하고 9월께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의 컨설팅 업체인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사산 가라마니 최고경영자(CEO)도 “일은이 (2007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내년 4월까지는 금리를 두 차례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경기확장세를 지속하려는 일본 정부·여당의 압력으로 일은이 쉽사리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다.


도이체 자산운용의 선임 펀드매니저인 앤서니 마이클은 “일은이 가까운 시일내에 금리인상으로 정책을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책담당자들 사이에 아직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기 때문에 일은으로서도 디플레이션 종식이 뚜렷해질 때까지 금리인상 버튼을 누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상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현재 달러당 117엔대 수준인 엔화가 향후 3∼6개월 내에 121엔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이와 SB 투자의 펀드매니저 이케자와 겐이치로 역시 일은이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정부·여당의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고 엔화가 6개월 안에 달러당 127엔 수준까지 값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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