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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송 현대건설 사장 사의]M&A 적극적 인사 필요 채권단 ‘입김’결정적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17 14:21

수정 2014.11.06 23:59



현대건설 이지송 사장이 사실상의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사장은 17일 회사 사내 인터넷망을 통해 “오는 3월 말 임기가 끝나면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혀 전격 사퇴의사를 내비쳤다.

이같은 갑작스런 사의표명을 놓고 현대건설 임직원은 물론 업계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사장은 지난 2003년 현대건설 지휘봉을 잡은 뒤 이라크 미수금 처리와 충남 태안의 간척지에 대한 기업도시 유치,국내외 부실사업장 정리 등 회사의 시급한 현안들을 무리없이 추진해 경영정상화에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특히 그는 취임 원년인 지난 2003년 회사의 영업이익 3016억원에 7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흑자로 전환시킨 데 이어 그 이듬해와 지난해에는 각각 1714억원,3238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까지만 연임이 확실시됐었고 본인 스스로도 ‘올해를 현대건설의 제2 도약의 해’로 정해 회사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고 강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해 왔다.


그의 직접적인 사의표명 이유는 “건강이 좋지않아 유능한 젊은 인재에게 자리를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채권단의 입장과 회사 임직원과의 ‘불협화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않았겠느냐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우선 이사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최근 외환은행 등 채권 금융기관들은 이사장의 연임 여부를 놓고 견해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그동안 이사장의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해 최소한 올 연말로 예정된 현대건설 인수합병(M&A) 완료때까지는 이사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고 다른 채권 금융기관들은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사장보다는 매각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새로운 인사를 선임하는 것이 좋다는 견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장은 이 과정에서 부담을 많이 느낀 상태에서 ‘깨끗이 신변을 정리하는 게 좋겠다’는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환은행을 비롯한 한국산업은행,우리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들은 이날 경영진 추천위원회를 열어 이 사장 퇴임을 최종 결정한 데 이어 후임자 선임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아직 추후 일정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이사회와 주총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후속인사에 대한 작업을 진행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후임 사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금융권 인사나 정부 전 고위공직자 또는 내부 경영사정에 밝은 현대건설의 고위임원이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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