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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 인수전 갈수록 안개속]외국계도 ‘입질’ 경쟁구도 바뀔듯

유상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20 14:21

수정 2014.11.06 23:57



금융권 최대 매물인 외환은행의 향방이 안개속에 휩싸였다.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간 2파전 양상으로 흐르던 외환은행 인수전은 외국계 금융사들의 입질로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있다.

해외 금융회사들의 인수 움직임 수위와 투자 성향이 이번 외환은해 인수전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특히 외환은행 매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도 관건이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외환은행 인수전에 직·간접적으로 뛰어든 금융사는 국민은행,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2개사와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독일계 도이체방크, 영국계 HSBC 등 외국계 3개사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가장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곳은 국민은행과 하나금융. 국민과 하나금융은 비방과 공격으로 상대를 비하하는 등 진흙탕 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두 은행은 구체적인 인수 전략을 대외에 밝히는 등 인수합병(M&A)의 기본까지 무시해 인수경쟁을 과열양상으로 부추겼다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사정을 감안해 국민과 하나금융 중 한곳이 외환은행을 가져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국계 금융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쟁 구도가 새롭게 재편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DBS의 경우 하나금융과 인수자금 조달 등 외환은행 인수전 공조문제를 협의해 왔으며 최근 이에 대한 합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DBS 한국대표에 하나은행 부행장보 출신인 방효진씨가 선임된 것도 하나금융과의 인수전 공조건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또 도이체방크도 단순 지분 참여 외에 인수를 위한 신중한 검토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총자산 1조달러로 세계 8위 규모를 자랑하는 도이체방크는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외환과 소매금융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수의사를 부인하고 있는 HSBC도 그간의 M&A 성향을 감안할 때 마냥 손을 놓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정치권이 제기한 외환은행 매각중단 촉구도 향후 결과에 따라 매각일정 등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감독당국은 “매각을 중단시킬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한발 물러서 있다.
윤증현 금감위원장은 지난 16일 국회 재경위 보고에서 “론스타의 탈세 문제와 관련해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 드러나도 입법상의 보완조치가 없는 한 형사처벌을 내릴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20일 논평을 내고 “론스타의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 금융감독법규에 의거한 금감위의 시정조치와 제재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국세청의 세무조사와는 별개로 금감위는 엄격한 적격성 심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비록 입법상의 미비로 법률상의 처벌은 어렵더라도 금융감독기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및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라 금감위는 그 임직원에게 직무정지 등의 제재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 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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