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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대 문제 하루빨리 해결돼야…”日 에미코씨 故 박두리 할머니 영결식 참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21 14:21

수정 2014.11.06 12:17



“생전에 정신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그렇게 간절히 바라셨는데….”

일본에서 자발적으로 구성된 ‘전후 책임을 묻는 시모노세키 재판 지원 모임’의 하나후사 에미코(57·사진)는 정신대 피해자 박두리 할머니(83)의 분향소가 차려진 경기 안양 메트로병원에서 이렇게 탄식했다.

그는 비보를 접한 다음날인 20일 항공편이 없어 배와 KTX를 갈아타며 한 걸음에 달려와 21일 영결식까지 어머니같던 할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그는 누구보다 박 할머니의 죽음을 슬퍼했다.

20일 오후 분향소에서 치러진 추모행사에서 그는 추도사를 하며 ‘정신대 문제해결을 보지 못하고 떠난’ 박할머니의 한스러움에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영결식이 끝난 뒤 안양역 노제를 위해 500m가량 도보 행진을 할 때도 현수막을 들고 앞장서 행렬을 이끌었다.

그는 남편과 함께 시모노세키 재판 모임을 실질적으로 주도해 우리에게 일본내 대표적인 양식인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 국내외의 관심 속에 재판이 진행되던 지난 92년 12월부터 2003년 3월까지 박할머니와 국경을 초월한 ‘인권 우정’을 나눴다.


박할머니를 ‘판소리 잘하고 인정넘치고 유머 감각이 뛰어난 분’으로 기억하고 있는 그녀는 할머니가 입원해 있던 2년여 동안 4차례나 메트로병원을 찾기도 했다.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전후 책임을 방치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 그는 “일본내에서 한때 열의를 갖고 추진되던 정신대 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 노력이 어려움에 봉착해 있어 안타깝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할머니가 재판에 참여하며 인간의 존엄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고 감명받고 용기를 얻어 더욱 활기찬 운동을 벌여왔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강연과 증인 집회, 일본 교과서 왜곡 시정 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는 것이고 이를 통해 반드시 역사의 진실을 후세에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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