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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대한민국 선진화 전략]‘소득 2만弗’ 달성하면 선진국 될까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22 14:21

수정 2014.11.06 12:17



1964년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에 불과했던 대한민국이 30여 년간 고도 성장을 기록하여 1995년에는 마침내 국민소득 1만 달러라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냈다. 삼사십 년 전만해도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5배나 높은 필리핀을 부러워하며 기아와 빈곤에 시달리던 후진국 대한민국이 건실한 중진국으로 도약했고 산업화뿐만 아니라 민주화에도 성공하여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하며 배우려 하는 자랑스러운 나라가 된 것이다. 나아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높아지는 IT강국으로서의 위상, 월드컵 4강 신화, 그리고 한류 열풍 등은 우리 민족의 저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자랑스럽고 커다란 잠재력을 지닌 대한민국이 지금 대내외적인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하여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던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박세일 교수는 최근 저술한 ‘대한민국 선진화 전략’에서 세계 역사상 전례가 없이 초고속으로 중진국으로 도약했던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어떻게 해야 선진 대한민국을 건설하여 후손에게 영광스러운 조국을 물려줄 수 있는가에 대한 통찰력 깊은 방향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1부에서는 세계화의 거대한 파도, 기존 성장 패러다임의 해체에 따른 혼란과 계층 간 갈등, 고령화사회로의 진입 등 국내외적으로 우리가 직면해 있는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있다.
2부에서는 이러한 냉철한 상황 인식을 토대로 어떠한 가치관과 전략을 가지고 국가의 목표와 비전을 수립하고 국민의 애국심과 에토스를 묶어가야 하는가를 생각하고 이에 대한 지향점으로 공동체자유주의를 선진화의 철학으로 제시하고 있다.

3부에서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고 비전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사상과 의식을 개혁하고 제도와 정책을 선진화시켜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이를 위한 5대 핵심전략으로 교육과 문화의 선진화, 시장능력의 선진화, 정치와 행정 능력의 선진화에 의한 국가능력의 선진화, 시민사회의 선진화, 국제관계의 선진화를 제안하고 있다. 4부에서는 이러한 선진화 전략을 누가, 즉 어떤 세력이 구체적인 제도와 정책으로 추진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하며 선진적 사고와 비전을 정치 세력과 정책 세력이 결합하여 선진 정책을 낳고 이러한 정책들이 의식과 사고를 바꾸는 국민운동과 결합될 때 대한민국은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진정한 선진국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선진국하면 우리는 흔히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섰는가를 그 기준으로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진정한 선진국의 기준은 이러한 수치적 기준이 아니라 선진적 사고와 의식을 토대로 한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산업화 시대에 중진국으로 도약하기까지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부국강병이었다. 그러나 세계화와 정보화시대인 21세기에는 그에 걸맞은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이 요구된다.
우리의 입장에서 세계를 내다보던 기존의 발상을 바꾸어 세계의 입장에서 우리를 들여다보는, 세계시민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성숙된 사고를 갖출 때 대한민국은 진정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jochoi@bookcosmos.com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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