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5천원권 리콜 엄중히 다스려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23 14:22

수정 2014.11.06 12:15



한국은행은 보관 중인 새 5000원권 1681만7000장을 조폐공사에 반품했다고 발표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새 5000원권 가운데 홀로그램이 부착되지 않은 것이 발생함에 따라 ‘추가적인 불량 화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데 따른 조치다. 이번에 리콜된 1681만장은 지금까지 조폐공사가 한국은행에 공급한 분량의 8%가 넘는 규모다.

현재 유통 중인 새 5000원권 가운데 확인된 ‘불량품’은 홀로그램이 부착되지 않은 것이 두장, 홀로그램 위치가 잘못된 것이 한장 등 모두 석장이다. 조폐공사 기계 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육안 검사에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 유통시켰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리콜 물량은 모두 폐기 처분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철저한 검사를 해 문제가 없으면 재납품할 것이며 이미 유통 중인 새 5000원권 가운데 ‘불량품’이 있으면 언제든지 교환할 수 있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발행 화폐를 리콜한 것은 우리 화폐 발행 사상 처음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거의 없는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한국은행이나 조폐공사 당국의 인식이 지나칠 정도로 안일한 점은 유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른바 ‘에러 지폐’는 외국에서도 종종 나오는 현상이며 그로 인해 사태가 리콜로까지 확대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국내에서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바람에 리콜에 나선 것이며 재검사에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조폐공사 당국의 말이다. 그러나 이는 문제가 되고 있는 홀로그램이 새 5000원권의 핵심 부분임을 간과한 것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새 5000권 발행에 즈음해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국력에 걸맞은 최첨단 은행권을 갖게 됐다’고 밝힌 것 역시 위폐 방지용으로 도입한 홀로그램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해 잘못이 없다. 그런데도 이를 ‘해외서도 종종 있는 에러 지폐’로 본다든가 설령 유통되는 화폐에 홀로그램이 없더라도 별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 않다.
따라서 앞으로 새 1만원권과 1000원권 발행을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은 말할 것도 없고 조폐공사도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다스려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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