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고수의 재테크 전략]‘편법은 편법으로 끝날뿐’…정석에 충실하라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23 14:22

수정 2014.11.06 12:14



“마음이 편해야 진짜 부자지, 돈만 많다고 무조건 부자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위험한 회사의 주식을 사서 1년 만에 열배의 이익을 남기고 또다른 사람은 안정적인 회사의 주식을 사서 10년 만에 10배를 벌었다고 해보죠. 과연 전자가 더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수년 전 미국에서 만난 ‘부자론’ 학자의 말이다. 조금 적게 벌더라도 마음이 편한 것이 최고라는 것이 요지다. 사실 이는 ‘마음이 부자라야 진짜 부자’라는 격언처럼 누구나 알고 있는 진리다. 문제는 알고 있지만 실천이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주식투자자, 소위 개미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한화증권 최충락 광화문지점장에게서 그가 생각하는 올바른 주식투자 방법론에 대해 들어봤다. 최지점장은 지난 87년 한화증권에 들어와 올해로 꼭 19년째 투자자들에게 신호등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최지점장은 특히 지난해 파이낸셜뉴스의 ‘베스트지점장 수익률 대회’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코스피 종목 위주로 추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만 무려 150%가 넘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정석(定石)에 충실하라

최지점장은 개인투자자들에게 가급적 코스닥 종목에 대한 투자를 삼가라고 조언했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이다. 대신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종목, 기업가치가 높은 데도 아직 주가에 덜 반영된 코스피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굳이 애널리스트들이 추천한 종목에서 고를 필요는 없어요.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단지 참고용으로 만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잣대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기업을 보는 눈도 달라지니까요.”

그는 종목 선정시 잘못될 경우 2∼3년 이상 장기투자할 수 있는 종목만을 대상으로 할 것을 주문했다. 그 다음으로 최근의 시세흐름이나 모멘텀, 애널리스트의 평가를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같은 종목을 골라놓으면 매매는 단기, 장기든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주식투자를 하는 이상, 모두가 주가가 오르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주가가 작전에 의해 올라가는 것도 있으니 이를 철저히 배제하고 실적 등 정상적인 기업활동의 결과로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에만 눈을 두는 것이 옳다는 지적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예를 들어보죠. 수개월 전부터 관심있게 지켜봤는데 한동안 해외가스전 개발을 재료로 오르다 횡보세를 나타내고 있었어요. 그러나 회사의 잠재적 가치가 상당하다고 판단해 여러 고객들에게 추천을 해드렸고 상당한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뿌리(근본)가 있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입니다.”

지금까지는 한국의 주가가 적정 수준까지 올라오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해당 기업의 성장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어렵다. 내부적으로 구조개혁이 이뤄지거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춘 종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똑똑한 투자전략이다.

“경험적으로 데이트레이딩을 하는 사람 중 90%는 실패하고 맙니다. 정석 플레이가 아니기 때문이죠. 주식투자에서 편법은 편법으로 끝날 뿐, 절대 승리할 수 없다는 걸 먼저 깨달아야 합니다.”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다

최지점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지난해 상승장에서도, 올해 조정장에서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는데 이는 순전히 리스크 관리를 등한시한 탓이라고 꼬집었다. 장이 깨질 때도 소위 탄탄한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덜 빠지고 오를 때는 먼저 치고 올라간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어떤 종목이라도 주가 등락은 있기 마련이죠. 문제는 그 회사 현재 주가가 산 꼭대기에 있는지, 중턱에 있는지, 낮은데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것만 잘 가늠해도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리스크 관리의 출발점은 투자하는 종목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알고 있어야 올바른 상황판단을 할 수 있다. 그 회사의 기술력이 시장에서 먹히는 것인지, 당장 돈이 되는 것인지 나름대로 검증을 해보는 것이 좋다. 날로 먹으려 들면 언젠가는 꼭 탈이 나게 마련이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핵무기도 만들 수 있을 만큼 많은 정보들이 오픈돼 있잖아요. 이를 적절히 활용해야죠.시장에 대해서도, 종목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 싶은 생각이 들면 차라리 팔아버리는 게 낫습니다. 괜히 보유하고 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반대로 제대로 된 것을 골랐다면 제값을 받을 때까지 붙들고 늘어질 필요가 있어요.”

주식투자에서는 아무도 정답을 모른다.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그러나 신문이나 인터넷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가지게 된다.

“과거 경제에서는 전통적인 제조업체들이 강세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런 기업들은 국내에서 인건비 등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죠. 기술적 성장 가능성이 없다면 주가도 늙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정보기술(IT)과 나노, 바이오 등의 신기술을 갖춘 기업에 주목할 때입니다.”

■‘4불(不)원칙’을 지켜라

최지점장은 주식투자에서 해서는 안될 3가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바로 ‘남의 돈 갖고 하지 마라’, 물타기 하지 마라’, ‘시행착오를 두려워 마라’, ‘주식정보 사이트를 들여다보지 마라’는 것이다.

우선 미수나 대출, 신용 등을 이용할 경우 시장 상황이 어려워져 주가가 하락하면 대책이 없다. 아무리 좋은 종목을 골랐다 해도 최악의 결정을 내릴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주가가 떨어진다고 해서 계속 더 사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개인들은 주가가 하락하면 또 사고는 어디서 멈출 줄을 모르는 사례가 많다. 주가가 내린다는 것은 통상적으로 종목을 잘못 골랐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것도 투자원칙 중 하나다. 꾸준히 경험을 쌓고 노력하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 제대로 된 종목을 찾아 수익을 제대로 내면 그동안의 실패에 대한 수업료는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다.

주식정보 사이트는 한번 보기 시작하면 중독이 돼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특히 자기주관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는 더욱 위험하다. 루머에 넘어가기 쉽기 때문이다.
깨지고 나서 후회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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