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너무 빨리 해치운 식사가 체한 탓일까. 호랑이가 이번에는 겨우 사냥을 마쳤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얘기다.
우즈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라코스타GC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750만달러) 2회전에서 로버트 앨런비(호주)를 겨우 꺾고 16강에 올랐다.
전날 스티븐 에임스(캐나다)를 맞아 8홀 남기고 9홀차 대승을 거뒀던 우즈는 이날은 마지막 홀에서야 승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우즈는 초반에는 앨런비에게 끌려갔다. 첫홀 보기에 이어 2번홀에서 앨런비에게 버디를 맞아 2홀차로 뒤졌다. 우즈는 3번홀 버디로 1홀을 만회했지만 5번홀에서 파 세이브에 실패해 다시 2홀차로 리드를 당했다.
우즈의 추격전은 7번홀부터 시작됐다. 7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우즈는 8번홀에서도 버디를 낚아 분위기를 반전시킨 뒤 10번홀에서 두번째 샷을 홀 60㎝에 붙이며 역전에 성공했다. 우즈는 그러나 더 이상 차이를 벌리지 못하더니 급기야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앨런비에게 동률을 허용하고 말았다.
우즈는 18번홀에서 앨런비가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데다 파퍼트마저 놓친 덕에 가까스로 연장 승부를 피하고 3회전에 올랐다. 이로써 우즈는 지난 2003년과 2004년에 이어 이 대회 세번째 정상에 오를 발판을 마련했다. 우즈의 16강전 상대는 올해 밥호프클라이슬러클래식 우승자 채드 캠벨(미국)이다.
나머지 톱랭커들도 16강전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랭킹 2위 비제이 싱(피지)은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를 2홀차로 제치고 16강에 안착했고 레티프 구센(남아공)도 벤 크레인(미국)을 2홀차로 제압, 2회전을 가뿐하게 통과했다.
필 미켈슨(미국)도 존 댈리(미국)를 2홀차로 따돌려 대회 첫 우승의 기대를 높였다.
디펜딩 챔피언 데이비드 톰스(미국) 역시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을 꺾었다.
그러나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는 가타야마 신고(일본)에게 3홀차로 져 전날 어니 엘스(남아공)에 이어 ‘하위 랭커 반란’의 두번째 희생양이 됐다.
/김세영기자
■사진설명=24일(한국시간) 열린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 둘째날 경기에서 타이거 우즈(왼쪽)가 로버트 앨런비를 1홀차로 누른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칼스배드(미 캘리포니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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