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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선진지배구조 어떻게]5개부문 자율경영 극대화

서정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24 14:22

수정 2014.11.06 12:11



포스코가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고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에 선임하는 등 ‘선진형 기업지배구조 기업’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지난 2000년 10월 민영화를 완료한 이후 5년여 만에 불어닥친 변화다. 포스코는 그동안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집중투표제,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을 운영해 왔다.

포스코는 지난 8일 경총을 비롯한 경제5단체가 주관하는 ‘제2회 투명경영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4일 주총에서는 CEO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CEO추천위원회를 운영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키면서 투명경영 및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했다.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이날 이사회에서는 박영주 사외이사(이건산업 회장)가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다.
사외이사를 의장에 선임함에 따라 앞으로 이구택 회장 등 경영진의 감독과 견제 기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곳은 국내 기업 중 KT와 교보증권, 국민은행 등 3곳에 불과하다. 특히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뽑은 곳은 KT와 국민은행 등 2곳밖에 없다. 10대 그룹 중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에 오른 것은 포스코가 유일한 셈이다.

포스코는 이번에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면서 기업지배구조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을 운영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윤리경영과 투명경영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며 이를 기업문화로 정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지배구조개선센터 이맹기 부원장은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경향이 국내 기업들에도 확산되고 있다”면서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관리·감독하고 통제하는 책임이 있다고 볼 때 포스코의 이러한 변신은 다른 기업의 모범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문책임제를 통한 책임경영 강화

포스코는 이날 생산기술(COO), 마케팅(CMO), 스테인리스(SSD), 기획재무(CFO), 조직인사(CSO) 등 5개 부문책임제로 전환했다.

부문책임제는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해 각 부문장들이 자기가 맡은 분야에 대해서 모든 권한을 갖고 집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그 결과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

이에 따라 최고경영자인 이회장은 일상업무에서 벗어나 보다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인도와 중국 등 해외투자를 통한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생산을 위한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회장이 보다 큰 그림에서 회사의 경영 전반을 지휘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태였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고 의사결정을 신속·정확히 하기 위한 이사회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팀장에서 회장까지 6단계에 걸친 의사결정 단계를 그룹리더, 실장, 부문장 등 3∼4단계로 축소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사회 의장의 견제가 있긴 하지만 이회장이 전에 비해 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홍보맨 출신 첫 사장 배출 등 부문장 파격인사

이번 부문장을 포함한 임원 승진인사를 보면 변모하고 있는 포스코의 일면을 보게 된다.

마케팅부문장에 선임된 윤석만 대표이사 사장은 포스코 내 홍보 출신 첫번째 사장이다. 행정학을 전공, 비이공계 출신으로는 드물게 사장 자리에 올랐다.

윤사장은 원만한 성격과 깔끔한 일처리에다 홍보맨들이 가지고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스테인리스 부문장에 오른 이윤 대표이사 사장은 현장통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사장으로 인해 포스코가 스테인리부문 전세계 3위 메이커로 성장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정준양 생산기술부문장(전무)이나 이동희 기획재무부분장(전무), 최종태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 등도 관련 업무에서 수십년간 일해온 전문가들로 손꼽히고 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물러난 강창호 사장과 류경렬 부사장 등은 포스코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 hwani9@fnnews.com 서정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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