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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와이드-주주총회 시즌 본격화]난장판 옛말…차분하게 진행

김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24 14:22

수정 2014.11.06 12:11



“제청과 주주 동의에 따라 1호 의안을 원안대로 처리합니다.” “제청과 동의에 따라 2호, 3호 의안을… 처리합니다.”

24일 오전 서울 삼성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38기 포스코 정기주주총회를 시작으로 12월 결산법인 상장사들의 주총이 사실상 본격화됐다.

과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참석, 설전을 벌였던 풍경과는 달리 법적투쟁 선회로 불참을 선언한 이들의 공백으로 난장판 주총은 옛말이 됐다. 이날 주총을 개최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의결 안건을 비교적 일사천리로 빠르게 결정했다.

하지만 주총 안건 상정과정에서 설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이사 및 감사 선임건에 있어서는 주주들 사이에 설전이 오갔고 심지어 감사 선임이 좌절되는 모습도 보였다.

■개인 소액주주들 적극 참여

이날 서울 용산구 일성신약 본사에서 열린 제46기 정기주총에서 ‘큰손’ 투자자인 표형식씨가 이끄는 소액주주들이 표대결을 통해 신임 김문수 감사의 선임안을 부결시키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일성신약의 감사 부결은 281억원의 순익을 내고도 주당 400원의 배당을 결의한 데 따른 불만에서 시작됐다.

특별안건으로 ‘퇴직금 환수채권 포기’를 상정했던 포스코는 퇴직자와 재직자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한 주주로 인해 20여분간 설전이 오갔다.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퇴직금 환수채권 479억원 때문에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측과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자사주 소각 및 사회환원 방식으로 포스코의 이미지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결국 이구택 회장 겸 의장은 99%에 가까운 찬성률을 들어 안건 통과를 이끌었다. 일신방직은 지난해부터 사외이사로 활동해온 대교 송자 회장의 이사 연임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부각된 가운데 이날 정기주총에서 연임이 결정됐다.

또 ‘세이고배당주식’ 등을 통해 성신양회 주식 61만5630주를 보유한 세이에셋자산운용은 주총에 상정된 사외이사 후보 중 김재실 경남기업 사장의 이사회 출석 저조를 이유로 반대의사를 보였다.

■KT&G 주총 표대결 최대 이슈

올 주총의 최대 이슈는 칼 아이칸과 KT&G의 표대결로 압축된다. 오는 3월17일 열릴 주총에서 5명의 후보 중 이사 2명을 누구로 뽑을지 집중투표제로 맞붙는다.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정관 변경도 예상된다.

이는 외국인을 비롯한 제3세력에 경영권 위험이 노출된 기업의 경우 초다수의결제, 황금낙하산 규정 등을 신설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이 경영참여 목적으로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KT&G를 비롯해 SK, SK텔레콤, 현대산업개발, KT 등 60여개에 이른 점도 해당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또한 경영권 위협까진 아니더라도 외인 주주들의 고배당 요구가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롯데칠성 주요 주주로 15% 규모의 지분을 지닌 해리스어소시에이츠는 최근 회사측에 배당 확대를 요구, 주총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또 비상장사지만 우리홈쇼핑 주주총회에서도 현 경영진의 현금배당 방침에 대해 주요주주인 태광산업측이 반대의사를 밝혀 배당 축소 논쟁이 가시화됐다.

/ godnsory@fnnews.com 김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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