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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산책로]그린 훼손하는 ‘축하 퍼포먼스’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26 14:22

수정 2014.11.06 12:11



골프 코스에서 경기를 하려면 지불해야 하는 이용료를 그린피라고 할 만큼 골프 코스에서의 그린의 중요성은 그 어느 것과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지존이라고 단정해서 말할 수 있다. 그린에는 아무나 함부로 올라가서는 안되며 그 위에서 뛰거나 달음박질을 해서는 더더욱 안된다. 또한 골프화를 신지 않은 사람은 그 누구도 그린을 밟지 말아야 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그린을 훼손하는 일은 절대 금기사항이다.

그러나 지난주에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인 SBS여자오픈 때 연장 끝에 우승한 한국 선수를 축하한다며 여러 한국 선수들이 한꺼번에 그린 위로 뛰어올라가다 못해 그린 위에서 우승자에게 샴페인을 여러 병씩이나 쏟아붓는 행동이 TV 화면에 비쳤다. 그 장면을 목격한 대부분의 골퍼들은 그 용감한(?) 행위에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더구나 축하 퍼포먼스를 한다면서 우승자를 그린에서 강제로 끌고 가느라 그린을 훼손시키는 지각 없는 행동을 보고 할 말을 잃은 사람은 다만 필자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몇해 전에 한국의 대표적 여성 프로 골퍼가 미국에서 메이저 대회를 우승했을 때 너무 기쁜 나머지 그 선수의 부모들이 마지막 홀 그린 위로 뛰어올라오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린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 또 그런 일이 벌어졌으니 이를 지켜본 세계의 골프 마니아들은 한국의 골프 수준을 어떻게 평가했을지 사뭇 부끄러운 생각마저 든다.

그린은 절대 성역이다.
아무리 화가 나거나 기쁜 일이 있어도 그린 위에서는 그 행동을 절제할 줄 알아야 하며 본인의 감정 표현도 반드시 동반자를 고려해야 한다. 골프에서는 프로들에게 배워야 할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과 같이 생각이 짧은 그린에서의 행동은 절대로 배우지 말아야 할 뿐만 아니라 흉내를 내서도 안될 것이다.

/김한승 전무(한일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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