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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필즈오픈 우승…2주연속 태극낭자 정상]우리끼리 연장전 ‘한국 잔치’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26 14:22

수정 2014.11.06 12:10



“여제는 없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 불어닥치고 있는 ‘태극 여전사’들의 기세가 심상치가 않다. 시즌 개막전 SBS여자오픈에서 김주미(22·하이트)가 우승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이미나(25·KTF)가 지난 88년 구옥희(51)의 스탠더드레지스터 우승 이후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차지한 통산 52승째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이미나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폴레이의 코올리나GC(파72·651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필즈오픈(총상금 110만달러)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에 버디 5개를 묶어 새내기 이선화(19·CJ)와 14언더파 202타로 동타를 이뤄 가진 연장 세번째 홀에서 3m짜리 천금같은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이로써 이미나는 작년 BMO캐나다여자오픈을 포함해 LPGA 투어 통산 2승째를 거두게 됐다.

선두 이선화에 6타 뒤진 7언더파 137타 공동 9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터라 이미나는 당초 우승후보로 분류되지 못했다.
하지만 막판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한 이미나는 1번홀(파5) 버디에 이어 2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가며 이글을 잡아내면서 역전 우승의 ‘각본 없는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전반에만 4타를 줄인 이미나는 후반에도 13번홀(파5), 16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이선화를 1타차로 바짝 추격했다. 그리고 가장 까다로운 마지막 18번홀(파4),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이미나는 두번째샷을 7번우드로 핀 3m에 붙였고 그것을 침착하게 홀에 떨구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는 데 성공했다. 역전 우승의 발판이 된 이미나의 18번홀 두번째샷은 ‘오늘의 샷’에 선정되었다.

연장 첫번째홀과 두번째홀에서 서로 위기와 기회를 교차시키면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선수간의 피를 말리는 접전은 결국 연장 세번째홀인 17번홀(파4)에서 갈렸다. 두번째샷을 핀 약 4m에 지점에 붙인 이선화의 버디 퍼팅이 홀 왼쪽으로 살짝 비켜나자 이미나는 3m 버디 퍼팅을 그대로 홀에 떨구면서 대미를 장식했다.

한편, 프로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10월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실격의 아픔을 겪은 바 있는 위성미(17·나이키골프)는 이날 보기는 1개에 그치고 버디를 7개나 잡는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며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단독 3위에 올라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7만2875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각각 공동 11위와 공동 24위에 그친 유력한 경쟁자 모건 프리셀(미국)과 미야자토 아이(일본)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마지막 라운드에서 같은 조에서 맞대결을 펼친 프리셀에게 완승을 거둔 한판이었다.
그래서인지 ‘싸움닭’ 프리셀은 경기 후 가진 스탠딩 인터뷰에서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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