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선물·옵션

‘금선물시장’ 무거래로 퇴출 위기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27 14:22

수정 2014.11.06 12:08



국내 유일의 ‘일반상품 선물시장’인 ‘금선물거래시장’이 개설된 지 7년 만에 거래 부진으로 폐쇄될 위기를 맞고 있다.

2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9년 4월 개설된 금선물거래시장이 정부 및 거래소의 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4년 4월 이후 전혀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장의 존재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관심도 없는 실정인 데다 증권선물거래소도 제도개선을 통해 폐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르면 1∼2년 내 시장이 폐쇄될 전망이다.

금선물거래는 지난 95년 선물거래법이 마련되고 99년 4월 한국선물거래소가 출범함으로써 도입되었다. 특히 금선물은 당시나 지금이나 유일한 ‘일반상품선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개설 초기에는 기관투자가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0억원 미만에서 한때 70억∼80억원 수준까지 늘어나는 등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였었다.


그러나 일본 도쿄상품거래소(TOCOM)나 미국의 뉴욕상업거래소(NYMEX) 등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는 것과는 달리 국내는 금의 유통과정이 대부분 밀수거래로 이루어지면서 정상적인 금현물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개인투자자들이 전혀 참여하지 않으면서 시들해지기 시작해 2004년 4월 한달 동안 2724만원의 거래를 끝으로 거의 2년 가까이 단 한건의 계약도 이루어지지 않으며 개점휴업 상태다.

선물시장총괄팀 한린석 과장은 “기관투자가들의 요청에 따라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법안까지 개정해 부과세를 면제해주는 등 시장활성화를 위해 노력했으나 근본적으로 ‘금 현물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개인들의 참여 자체가 사실상 어려운 데다 기관투자가들도 관심이 적어지면서 아예 거래가 끊겼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선물거래소는 일정기간 거래가 형성되지 않으면 시장을 폐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상반기 안에 마련할 예정이다. 이 제도안이 마련되면 사실상 금선물거래시장은 폐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증권선물거래소 선물제도총괄팀 문용운 과장은 “일정기간 거래가 되지 않으면 (소급 적용) 시장을 폐쇄할 수 있도록 하는 선물거래제도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재경부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절차가 남아있다”면서 “그러나 설사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일정 기준에 미달되더라도 경제적 필요성이 있으면 존속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하고 있어 금선물거래시장의 폐쇄 여부가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현재 돼지고기(돈지육)를 비롯한 유로선물, 엔선물, 석유제품 등의 신상품을 오는 2007년까지 상장할 계획으로 있는 등 선물거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10개 정도의 선물상품을 시장에 올리면 1, 2개 정도 성공하고 있다”면서 “국내는 상품선물시장을 개설했다가 거래가 부진하면 비난 목소리만 높아 선물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제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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