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상생의 기업문화 만든다-포스코]비용절감액 외주파트너社에 100% 환원

유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28 14:22

수정 2014.11.06 12:07



지난 16일 포스코 전남 광양제철소 기술연구소.

다양한 복장을 한 사람들이 걸음을 재촉하며 한자리에 모였다.

포스코 외주파트너사 대표들이다. 관련 부서 관계자들까지 120여명이 함께 했다. ‘세계 최고를 향한 상생모델, 성과공유제(베네핏셰어링)’라는 주제의 특강에 이어 외주팀 관계자가 앞으로 나왔다.

그는 “우리 회사(포스코)는 여러분들과 성과 공유를 통해 새로운 상생 모델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외주파트너사들의 자율 합리화에 따른 경비 절감분 100%를 해당기업에 환원시켜 드릴 예정입니다”라며 진심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다소 나른한 오후 시간 외주사 대표들의 귀를 탁 튀어주는 말이었다. 도급 총액제를 유지해, 절감액은 그대로 외주사의 몫이라는 의미다.

이자리에 참가한 한 외주파트너사 대표는 “일반적으로 외주사들이 뼈 빠지게 줄여놓은 비용 절감분은 향후 대기업들의 단기 인하압력으로 무의미한 일이 되기 일쑤였다”며 포스코의 이번 정책을 크게 반겼다. 포스코가 기존 자재 구매 부문의 성과공유제를 이제 외주부문까지 확대키로 한 것이다.

국내에 최초로 성과공유제를 도입, 대표적인 성공적 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포스코의 상생 경영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구매부문 성과공유제를 확대 실시하는 한편 외주부문에도 성과공유제를 본격 추진키로 했다. 이 밖에 중소기업 발주물량 및 금융지원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포스코 계열사 상생협력위원회’는 기존 6개사에다 포철산기 등 3개사를 추가해 출자사를 포함한 범 포스코 차원의 지원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확대되는 성과공유제

성과공유제는 공급사와 공동으로 원가절감과 품질향상을 위한 혁신활동을 수행하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성과를 공급사에 보상하는 제도다. 포스코의 가장 대표적인 상생경영활동이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일본의 도요타 등 일부 기업이 시행하는 것을 포스코가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포스코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열린 대통령 주재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간담회’에서 우수협력기업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2004년 7월 이 제도를 시행, 총 67개사 120개 과제를 진행하며 지금까지 17개사 30개 과제에 대해 성과보상으로 95억원을 지급했다. 올해는 19개 공급사와 25개 과제를 성과공유 과제로 선정했다.

성과공유 대상을 외주 부문으로 넓히는 것도 이달부터 본격화됐다. 현재 39개 외주파트너사와 43개 과제를 발굴해, 경영혁신 프로그램인 ‘6시그마’ 기법을 통해 개선해 나가고 있다.

포스코는 성과공유가 내부적으로 공정 개선문화를 더욱 공고히 하고 외주파트너사에도 낭비 요소를 발굴, 제거하는 문화를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외주파트너사는 체질 개선으로 자생력을 높이고 포스코는 원가절감과 품질향상을 실현해 상호 윈윈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외주파트너와 함께하는 경영혁신

포스코는 오는 2007년까지 외주파트너사 처우 개선을 통한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포스코 외주파트너사는 제철소내 운반, 포장 등 72개사 1만408명이 일하고 있다.

포스코는 외주파트너사 직원의 임금을 2007년 포스코 직원의 70%수준까지 높힌다는 방침에 따라 생산성 향상 노력을 공동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03년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따른 외주파트너사 급여 하락분에 대해 110여억원을 추가 지원해 오고 있다.

결제금액은 이미 2004년말부터 전액 현금으로 지불되고 있다. 포스코와 거래하는 1500여 중소업체에 현재까지 3조2149억원을 현금으로 지불, 중소업체들은 70여억원의 금융비용을 절감했다. 이 밖에 추석 등 명절기간에는 소요 자금을 조기에 집행하고 집행 시기도 매주 두번에서 매일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또한 기업은행과 포스코 협력기업지원펀드를 운영, 100여개 업체에 200억원가량을 대출했다. 금리는 일반금리보다 1∼3%가량 저렴하다.

한편 포스코에는 출자사들을 포함한 범포스코 차원의 상생경영 활동 확산을 위한 ‘계열사 상생협력위원회’가 있다. 분기 1회 정기회의를 갖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포철산기 등 3개사가 추가돼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6월 신설된 ‘중소기업지원팀’은 상설조직으로 전사적인 중소기업 지원 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각 분야별 추진 활동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공동연구, 신제품 개발 부문 상생경영

포스코는 지난 99년부터 중소기업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은 정부와 포스코의 지원 속에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포스코는 기술 개발을 통한 원가절감과 품질향상을 이룰 수 있다.

지난해말까지 총 88개사 69개 과제를 수행했으며 99년이후 172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했다. 올해도 포스코는 중소기업과 공동 연구 테마를 적극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키텍엔지니어링을 지원업체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중이다.

키텍엔지니어링은 포스코라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한 상태에서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포스코의 특허기술의 이전도 조기에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는 보유한 특허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기술이전 요청건수는 15건이며 이중 5건은 이미 이전계약이 완료됐고 10건은 검토가 진행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년에는 이 시스템을 자재 공급사 뿐 아니라 고객사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며 “일부 기술에 대해서는 무상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중에 있다”고 밝혔다.

/ hwani9@fnnews.com 서정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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