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남성 쇼핑마니아’가 늘고 있다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28 14:22

수정 2014.11.06 12:06



회사원 김주희씨(26·서울 잠실동)는 쇼핑 마니아 남자친구 때문에 주말 데이트는 보통 백화점에서 즐기고 대부분의 시간을 남성의류 매장에서 머문다. 김씨가 “쇼핑을 피곤해 하는 남자의 심정이 요즈음은 이해가 간다”고 말할 정도로 남자친구는 쇼핑 마니아다.

남성 쇼핑족이 늘고 있다. 지난달 28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패션잡화 등을 쇼핑하는 남성들의 올해 두달간 카드 결제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5∼20% 정도 상승했다.

남성들의 쇼핑에 대한 인식은 물론, 쇼핑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쇼핑이 생명을 위협받는 전투기 조종사만큼의 스트레스라는 말은 이제 남성에게는 옛말이 됐다.


쇼핑에 있어서 남성들의 가장 큰 변화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졌다는 것. 브랜드 한가지만 고집했던 것과 달리 여러 곳을 둘러보고 선택하고 싶어 한다. 이 때문에 남성의류 편집숍의 인기도 상한가다.

신세계의 ‘MSF’나 롯데의 ‘라비엣’은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의 남성의류와 잡화를 갖춰놓은 편집매장. 모두 월 매출 1억원을 상회하며 남성의류 전 매장 가운데 최고 실적을 자랑한다. 신세계 백화점 서울 강남점 남성복 매장 점원은 “예전에 남성들은 올라오자마자 바로 특정 매장으로 직행했는데 요즘에는 여기저기 둘러본다”며 “쇼핑 자체를 즐기는 남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미(美)’를 추구하는 남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큰 변화. 편집숍에 있는 넥타이는 파스텔톤과 꽃무늬 일색이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올 봄 유행할 전망인 큐빅 박힌 넥타이.

현대백화점 압구정동 본점 남성액세서리 편집매장 점원은 “60∼70%는 큐빅이 있는 것으로 고른다”며 “오히려 중장년층이 더 선호한다”고 전했다. 매장 디스플레이도 ‘예쁘게 하기’ 경쟁이 붙었다. 신세계 백화점 충무로 본점 마에스트로 매장 점원은 “화려한 색상의 타이나 셔츠로 디스플레이해야 고객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변화는 믹스 앤드 매치를 한다는 것. 과거에는 한벌의 슈트를 선호하던 것과 달리 이제는 여러 브랜드의 단품을 따로 구입해 개성대로 맞춰 입는 것을 즐긴다. 이러한 변화 때문에 남성 의류업계도 단품 아이템 스타일 수만 20∼30% 정도 늘었다.


LG패션 관계자는 “남성 패션감각이 높아지면서 믹스 앤드 매치를 많이 선호하기 때문에 브랜드 기획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 seilee@fnnews.com 이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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