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의 올해 주총에서 대부분의 사내이사가 재선임된 대신 임기만료된 사외이사 자리에는 학계 출신들이 대거 영입됐다.
사내이사에 대한 신임은 지난해에 이어 계속됐으나 사외이사의 경우 지난해 법조출신을 대거 영입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7일 금융계열사의 이사회를 사외이사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힌 이후 금융계열사로는 처음으로 삼성카드가 이사회를 개편했다
■사내이사 대부분 재선임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주총에서 이건희 회장과 윤종용 부회장, 이윤우 부회장, 최도석 사장 등 임기가 만료된 4명의 사내이사를 모두 재선임, 지난해와 같은 경영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삼성SDI도 이날 주총에서 김순택 사장, 이정화 삼성SDI 부사장 등 사내이사 2명을 재선임하고 심임수 삼성SDI 부사장(천안 공장장 겸 PDP 사업본부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올해 이사 임기가 만료된 삼성카드 유석렬 사장도 이사로 재선임됐으며 삼성물산은 이상대 사장을 비롯한 이사진을 새로 선임, 개편했다. 삼성중공업도 임기만료된 김징완 사장과 서형근 부사장 등 사내 이사진을 재선임했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해 계열사 대부분이 어려운 생활환경 속에서도 무난한 경영실적을 기록했다”며 “이같은 경영성과가 올해 주총에 반영되면서 대부분의 사내이사가 재선임됐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학계출신 대거 영입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박오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윤동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3명을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법조출신들을 대거 영입한 것과 다른 양상으로 법조나 정부부처 출신 인사 영입에 따른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양상은 다른 계열사에서도 나타났다. 삼성카드는 전용수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으며 삼성전기는 김시형 전 동자부 차관과 송정호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삼성SDI도 정갑영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최병윤 회계사, 장준철 변호사 등 각계 전문가 3명을 사외이사로 선임, 효과적인 경영견제를 위한 사외이사진을 구축했다.
제일모직은 예종석 한양대 교수를 비롯한 사외이사를, 제일기획은 유필화 성균관대 부학장을 비롯한 사외이사진을 재선임했다. 삼성중공업은 손수일 전 산은 부총재보 등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삼성물산은 박윤식 교수, 박내회 전 서강대 경영대학원장, 박충환 남가주대 마케팅 교수 등 학계출신 3명을 연임하고 나머지 1명은 서상주 세무사를 선임했다. 삼성테크윈은 김두식 변호사를 비롯한 사외이사진을 선임했다.
■금융계열 이사회 개편
삼성그룹이 지난달 7일 계열사의 독립경영 강화와 경영투명성 제고를 이유로 금융계열사의 이사회를 사외이사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힌 이후 금융계열사로는 처음으로 삼성카드가 이날 정기주총을 열고 이사회를 개편했다.
삼성카드는 또 이날 주총에서 대표이사가 맡았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기로 하고 의장이 소집하는 것으로 돼 있던 이사회를 의장 또는 대표이사가 소집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일부 변경했다.
이로써 삼성카드의 이사회는 이들 사외이사 4명을 비롯해 유석렬 대표이사 등 7명으로 구성돼 삼성그룹이 밝힌 대로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게 됐다.
한편 삼성카드는 조만간 이사회를 소집해 현 유석렬 사장이 맡고 있는 이사회의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선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날 삼성카드를 시작으로 삼성그룹 내 금융 자회사인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에서도 각각의 결산시즌인 5월께 주총을 통해 이사진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 mirror@fnnews.com 김규성 서정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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