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의 대표적인 두 재건축 단지의 명암이 크게 갈리고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1단지는 건축심의가 최근 서울시에서 통과돼 재건축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반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안전 진단도 통과하지 못하는 등 몇년째 사업이 답보상태로 재건축조합추진위 간판을 내릴 위기에 처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고덕1단지 ‘명품아파트’ 잰걸음
고덕주공 1단지는 지난 1월 접수한 건축심의가 지난달 24일 통과됐다. 이 단지 조합 관계자는 “새로 바뀐 조례(평균 16층) 대신 기존의 ‘평균 15층’을 적용해 12∼20층으로 아파트를 세운다는 내용으로 심의를 통과했다”며 “시로부터 건축심의 통과에 대한 서면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조합측은 현재 사업승인 신청을 준비 중이며 오는 4월 말∼5월 초 사업승인을 완료하고 오는 2008년 입주한다는 계획이다.
고덕1단지를 강남권 최고의 단지로 만든다는 목표 아래 조합측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한준 조합장은 “녹지율 45%의 쾌적한 주건환경으로 기존 아파트에 없는 최첨단 홈네트워크 설비를 도입해 명품 아파트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발코니 확장을 설계에 반영해 실 평수를 크게 늘린다는 큰 그림은 나온 상태다. 이럴 경우 34평형을 기준으로 8평 이상의 실평수가 늘어나게 된다. 또 모든 가구에 홈오토시스템을 설치해 화상전화는 물론 화상진료 등 최첨단 서비스가 가능토록 한다는 복안이다.
■은마 ‘재건축 추진위’ 간판 내리나
안전진단에서 3차례나 연거푸 고배를 마신 은마아파트는 용적률이 210%로 결정되면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에 따라 조만간 조합 대의원 회의를 열어 재건축추진위 존속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서 재건축 추진위가 아예 문을 닫거나 명목상 간판만 달고 ‘개점 휴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김영철 대의원은 “추진위 유지비를 대온 예비 시공사가 얼마 전 더이상 비용을 지원하기 어렵다고 전달해와 주민들이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추진위를 한달간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은 임대료를 포함해 10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몇년째 사업 진척이 없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비용을 낭비하는니 차라리 문을 닫자’는 분위가가 강하게 퍼져있는 상태.
이러한 비관적 행보의 이면에는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피해의식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재건축 단지라는 이유로 정부의 ‘집값 안정책’의 주 타킷으로 몰렸지만 정작 시세는 주변 단지에 비해 2억∼3억원 정도 싸기 때문이다.
한 조합원은 “주변의 선경·우성 31평형이 12억원하지만 은마아파트는 8억원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며 “잘 되지도 않는 재건축 때문에 정부와 언론의 집중 포화만 맞아 차라리 ‘재건축’ 꼬리표를 떼는 게 낫다”고 토로했다.
한편,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될 때까지 상업용지 변경에 ‘올인’한다는 전략이다. 김대의원은 “현 정권 동안은 재건축이 어렵다고 본다”며 “상업용지 변경을 추진하며 때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steel@fnnews.com 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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