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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신한은행,여자농구 챔피언 결정전…“코트서 진검승부” 신경전

유상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03 14:23

수정 2014.11.06 12:00



지난달 26일 우리은행 여자농구단 박명수 감독은 금호생명을 꺾고 챔피언 결정전에 선착한 뒤 “신한은행이 (결정전에)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대하기 쉽다는 뜻으로 한 얘기지만 속내는 경쟁관계를 의식해 진검승부를 내보자는 것이었다.

신한은행은 이에 화답하듯 다음날 경기에서 이겨 챔프 결정전에 올랐다. 금융계의 라이벌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3일 강원 춘천에서 지난해 여름리그에 이어 연달아 우승컵을 놓고 격돌했다.

1차전인 이날 경기는 63대 59로 신한은행이 이겨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이날 경기장은 선수들의 치열한 승부욕과 관중들의 응원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농구 코트의 승부도 승부지만 두 은행이 경기장 밖에서 벌이는 신경전은 더욱 볼 만하다. 두 은행에게 농구는 경기 자체 그 이상이다. 전체 직원들을 하나로 묶고 영업력을 배가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이다.

두 은행은 농구장 안과 밖에서 앞서기 위한 강도높은 레이스를 진행중이다. 그 선두에는 신상훈 신한은행장과 황영기 우리은행장이 있다.

황행장은 지난 여름리그 때 신한은행에 세번 내리 지는 참패를 당한 뒤 “다음에 또 진다면 나부터 머리를 삭발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고 한다.

이를 접한 신행장이 “상대 은행장님 삭발까지 하셔야 되겠나. 이번엔 우리가 져드려야겠네”라고 응수했다. ‘우리(신한)가 한수 위’라는 뜻을 담아 맞받아친 셈이다.

두 은행의 신경전은 올해 들어 그 강도가 더 세졌다. 우리은행의 행명 시비에서부터 LG카드 인수전까지 곳곳에서 부딪치고 있다.

황행장은 특히 올 초 ‘토종은행론’을 들고 나오면서 “자꾸 벨트 아래를 가격하면 나도 뒤통수를 칠 수밖에 없다”며 경쟁은행들을 자극했다. 주 공격대상은 신한은행이었다.

오는 4월 신한·조흥 통합은행이 출범하면 우리은행을 제치고 자산규모 2위은행으로 올라선다.


우리은행이 조급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두 은행은 LG카드 인수를 비롯해 여러 부문에서 은행권 경쟁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 금융계 안팎의 관심이 높다.

/ 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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