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한국씨티은행이 최대 위기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은행측이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어서 노사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최근 노조가 벌이고 있는 태업에 대해 “일을 하지 않은 부분만큼 급여를 깎는 ‘무노동 무임금’ 카드를 꺼내겠다”는 뜻을 밝혀 직원들의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당시 지역본부장이나 지점장급(비조합원)들이 나서 “이번 조치는 무리수”라는 의견을 전하면서 일단 사태가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은행측이 ‘무노동 무임금’ 적용 방침을 버리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노사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은행측의 이같은 방침은 지난 2일 9개 지역본부장들이 직원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밝혀졌다.
지역본부장들은 “무노동 무임금 적용이 초래할 파국을 막기 위해 지난달 17일부터 노조와 경영진을 방문해 노사 대타협을 요청했다”면서 “이런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런 결과에 도달하지 못했고 수일 내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무노동 무임금 적용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본부장들은 “모든 결정은 고객 중심에서 비롯돼야 한다는 강한 믿음으로 저희 지역본부장들은 가계대출담당, CE, 프라이빗뱅커(PB)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하루 속히 중단된 모든 영업을 재개할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기업영업본부 소속 영업점장 41명은 본부장들의 뜻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접한 직원들은 “본부장들과 영업점장들이 사측의 사주를 받아 노조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다”며 분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씨티은행의 옛 한미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신규 가계대출 취급을 거부하고 보험, 수익증권 신규판매를 중단하는 태업을 벌여왔다.
노조 관계자는 “연말 개인성과급 문제로 중단상태였던 교섭을 최근 재개했으나 의견차로 다시 중단됐다”며 “은행이 무노동 무임금을 강행하면 총파업 등 강경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오는 21일 급여 삭감이 현실화되면 즉시 부족분이 조합비로 채워지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고 있다.
현재로서는 노사 양측이 접점을 찾기 힘들어 한국씨티은행 사태는 급여일인 21일과 주주총회가 열리는 29일을 전후해 중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 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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