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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DMB폰 기술에 세빗 무덤덤



【하노버(독일)=허원기자】 “한국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보다는 유럽의 DVB-H”

유럽 현지에서는 국내 기술인 지상파DMB 보다는 노키아의 DVB-H를 모바일TV의 월등한 기술로 인정하고 있어 DMB의 해외 진출에 복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6월 월드컵 때 DMB와 DVB-H를 동시에 시험서비스를 하는데 대해 독일의 현지 언론은 DVB-H 쪽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현지 통신전문가들도 DMB의 수신 능력과 기능을 문제로 삼고 있다.

유럽은 지난 9일(현지시간)부터 개막된 ‘세빗(CeBIT) 2006’ 전시회에서 DMB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세빗 전시장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제조업체들이 DMB폰 몇 점을 내놨지만, 독일을 포함한 유럽인들로부터 뚜렷한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오히려 글로벌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의 전시장에는 540유로(63만원 정도)선으로 이미 시판에 들어간 DVB-H폰 ‘N92’에 현지인들의 이목이 한꺼번에 쏠렸다. 또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자인 보다폰과 T모바일이 내놓은 DVB-H 휴대폰과 단말기 전시장에도 인파가 몰렸다.

DMB와 결합한 월드컵 중계가 DMB 휴대폰 수출 증가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리나라 정보통신부와 관련업계의 ‘장밋빛’ 전망과는 정반대 상황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DMB에 대한 현지 일반인들에 대한 ‘외면’ 뿐만이 아니다. 유럽 전문가들과 언론도 한국의 DMB에 대해 낮은 점수를 주고 있다.

보다폰의 한 관계자는 “DVB-H는 휴대폰으로 TV를 보면서 시청자가 설문조사나 퀴즈에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반면 DMB는 불가능하다는 점이 문제”라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DVB-H가 훨씬 우세하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도 DVB-H와 이보다 기능이 떨어지는 DMB를 동시에 시험서비스 하기 때문에 독일에서 모바일TV 초기 시장선점이 늦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독일 유력 경제지인 ‘한델스블라트’는 지난 8일자에서 “DVB-H는 25개 채널을 수신할 수 있는 반면 한국에서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DMB는 겨우 4개 채널만 볼 수 있다”고 혹평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내 업체 한 관계자는 “DVB-H로 모바일TV를 제공하고 싶지만 아직 DMB폰처럼 서비스가 검증이 안돼 결정을 못 내린다는 게 유럽 통신 사업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관계자는 “독일 월드컵 때 벌어질 DMB와 DVB-H의 성능 싸움이 유럽에서의 DMB폰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wonhor@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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