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土파라치이어 轉파라치까지…‘행정편의적 발상’ 눈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16 14:38

수정 2014.11.06 09:41



토파라치, 전파라치, 폰파라치, 카파라치….

법과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각종 불법행위를 효율적으로 단속한다는 명분으로 정부 일부 부처와 사업자단체 등이 앞다퉈 ‘신고포상금제’를 도입하면서 우리나라가 ‘파라치(불법행위 전문신고꾼)’ 천국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합법적인 ‘파라치’의 양산에 따른 사회 불신과 분열, 갈등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16일 정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건설교통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심의, 의결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내 불법행위를 신고한 사람에게 건당 50만원씩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일명 ‘토파라치’ 제도를 도입해 오는 20일부터 시행한다.

건교부는 이어 이날 입법예고한 주택법 시행규칙 개정안에서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전매제한기간내 불법 전매 및 알선행위 신고자에게 최고 1000만원을 지급하는 ‘전파라치’ 제도를 도입해 이달 말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더욱이 건교부는 지난 2001년 3월 도입했다가 2년만에 없앴던 교통신호위반신고제로 이른바 ‘카파라치’ 제도의 도입을 검토중이다.

다만 이 제도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사고다발지역 등에 제한적으로 자율단속활동을 벌이도록 하고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도 휴대폰 불법복제 및 유통을 근원적으로 차단한다는 취지에서 복제폰을 신고한 사람에게 대당 10만원씩 최대 1000만원까지 포상하는 ‘폰파라치’ 제도를 도입하고 지난 15일부터 신고접수를 개시했다.

보험사단체인 손해보험협회는 전문신고꾼인 카파라치를 대신해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촬영해 경찰에 신고하는 ‘시민봉사대’를 구성해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각종 불법이 판치는 상황에서 단속 인력의 절대부족을 겪고 있는 행정력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전문 신고꾼 동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로 인한 국민 상호간 감시와 반목이라는 또다른 부작용을 양산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일각에서는 파라치 제도의 잇단 도입은 정부와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직무를 회피하려는 행정편의주의식 발상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파라치 제도의 잇단 도입은 정부가 법과 제도를 허술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이는 “각종 제도들이 시장원리보다는 규제위주로 진행되면서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 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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