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방송 이야기]TV 골라듣는 재미가 있다?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17 14:38

수정 2014.11.06 09:36



TV는 시각적이다. 흑백에서 컬러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면이었다. 보다 화려한 색채, 선명한 화질, 넓은 화면 등 보여지는 것의 ‘최고’를 향해 TV는 진보해 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TV를 듣기도 한다. TV를 듣는다고? 혹시 TV 화면이 고장나서 소리만 듣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다. 멀티미디어 시대의 TV, 오디오채널을 통해 듣는다.


오디오 채널이 등장한 것은 디지털 방송이 등장한 지난 2002년이다. 일반적으로 TV라고 하면 비디오 채널만을 생각하지만, 디지털 기술로 업그레이드된 TV는 오디오 채널까지 그 영역을 넓혔다.

현재 위성방송에서는 60개의 오디오 채널이 방송중이며,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케이블방송에서도 일부 오디오 채널 방송을 시작하고 있다. 오디오 채널은 CD음질로 클래식, 가요, 재즈, 락, 팝 등의 장르별, 연령별, 테마별 음악을 MC 멘트없이 논스톱으로 들을 수 있다.

‘최신인기가요’, ‘70년대 인기가요’, ‘트로트 가요무대’, ‘주부 애창가요’, ‘러브 발라드’, ‘CF 드라마 & OST’, ‘스위트 재즈’, ‘뉴에이지 연주곡’, ‘홈클래식’, ‘엄마랑 EQ동요’, ‘최신 가요 댄스’, ‘POP Nostalgia’, ‘Euro Latin’, ‘Japan Express’, ‘기독교 음악’, ‘국악’ 등 오디오 채널명만 보아도 얼마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편성되어 있는 지 알 수 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가 다방이나 카페에는 DJ가 있었다. 메모지에 신청곡을 적어 DJ에게 전해주고, DJ는 DJ박스 가득 꽂혀있는 레코드판 중에서 신청곡을 찾아 틀어주던 풍경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 인기있던 DJ들은 웬만한 연예인들에 버금갈 만큼 스타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DJ를 둘 형편이 못되거나, 음악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던 다방이나 카페 등에서는 음악 유선방송이 DJ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자리를 오디오 채널이 대신하고 있다. 사람들은 왜 오디오 채널을 선택할까. 그건 너무나 다양한 음악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시간, 손님 취향, 분위기 등에 따라 각양각색의 음악을 마음껏 틀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일반 라디오 방송과 달리 MC멘트가 없으니 손님들은 주인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음악 선곡이 참 좋네요. 음악에 조예가 깊으신가봐요. CD도 많이 갖추고 계신 것같구요.” 이런 칭찬을 들을 때, 업소 주인들은 괜히 어깨가 으쓱해진다고 한다.

이외에도 걸어다니는 TV라고 불리는 위성 DMB에도 오디오 채널이 있다.
논스톱 음악방송뿐만 아니라 인기 DJ들의 입담을 종일 들을 수 있는 ‘Star D’J, 만담 프로그램의 최신 버전이랄 수 있는‘코미디 채널’도 있다. 골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앞선 TV 생활을 추구하는 시청자라면 가끔은 TV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기존의 개념을 깨는 일은 언제나 재미있는 법. 여러분! TV를 들어보세요.

/스카이라이프 커뮤니케이션팀 공희정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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