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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IT기업-스웨덴 ‘시스타 과학도시’]‘제2의 실리콘밸리’ 자리매김



【스톡홀름=허원기자】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북서쪽으로 17㎞ 떨어진 60만평의 과학도시. 100년 전 군사훈련소가 들어섰던 이곳이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집약지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시스타 과학 도시’(Kista Science City·이하 시스타)에는 스웨덴 대표기업인 에릭슨을 필두로 미국의 IBM,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한국의 LG전자, 일본의 후지쓰 등 158개국의 750여개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숨가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동통신 기술의 산실인 시스타의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 ICT를 국가의 최고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선진 창업시스템에서 비롯된다.

‘하나의 목표를 위한 상호 협력’을 덕목으로 내세우는 시스타는 4G(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세계 최고의 ICT 클러스터로 거듭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기업·정부가 과학도시 건설

스톡홀름 시내에서 자동차로 15분, 아를란다 국제공항에서 20분을 달리면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와 같은 현대도시를 만난다. 스웨덴의 자랑인 세계적 ICT 클러스터 시스타다.

시스타의 역사는 에릭슨이 지난 75년 무선통신 사업본부와 연구소를 세우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땅을 주지 않으면 스웨덴을 떠나겠다는 에릭슨을 위해 정부가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기업에 대지를 팔게 됐다”는 게 시스타 관계자의 설명이다.

‘디지털 파크’ 수준인 시스타를 ‘사이언스 시티’로 발전시키려는 스웨덴 정부의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스톡홀름시는 시스타가 도시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속도로 및 스톡홀름 시내까지 연결되는 전철을 만들어줬다. 또 초·중·고 등 교육시설과 쇼핑몰, 레스토랑, 영화관, 주거시설도 마련했다. 에릭슨은 제반 인프라가 갖춰진 이곳을 ‘모바일 밸리’로 키우기 위해 지난 2003년 본사를 이전해 왔다.

토비욘 뱅손 스톡홀름 시청 프로젝트 매니저는 “ICT가 스톡홀름 경제의 2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시스타의 시설을 꾸준히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톡홀름시는 오는 2010년이 되면 시스타의 규모가 업체 직원 12만명, 학생 1만2000명이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스타는 중소기업 창업시스템의 핵심

시스타의 핵심은 새로운 ICT회사를 탄생시켜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다. ICT 부문에 창업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시스타 협력지원센터인 ‘일렉트룸’ 이사회를 통해 심사를 받는다.

아이디어가 생산성이 있으며 애프터서비스(AS)가 가능하고 이익 창출이 가능하면 개인투자청 또는 스톡홀름 시를 통해 투자를 받게 된다.

뱅손 매니저는 “대기업의 경우 매출의 28%를 법인세로 내야 하지만 중·소기업은 12%까지 세제 해택을 주며 특히 갓 창업한 기업의 경우에는 수익을 내기 전까지 세금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창업기업의 경우에는 사무실도 2년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진다. 따라서 이곳 IT 업계에선 “시스타에서 창업을 하면 망할 수 없다”는 게 정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전폭적인 지원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시스타에는 창업 열기가 뜨겁다.

지난 2003년에는 108개 기업이 새로 간판을 달았다. 시스타에는 1년에 1조원 가까이 돈을 버는 창업기업이 속출하고 있으며 대기업들이 우수 중소기업을 거금을 들여 매입하는 경우도 많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협력’으로 실리콘밸리 압도

시스타 업체들에 두뇌를 공급하는 임무는 IT대학이 맡고 있다. 정부가 시스타의 ‘하드웨어’를 공급한다면 학교는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한몫을 하고 있다.

지난 88년부터 스웨덴왕립공대(KTH) 시스타에 전자 및 통신공학과를 설치했다. 이들 학과는 지난 2001년 시스타내 ‘IT 유니버스티’로 합쳐지면서 현재 학생 4000여명, 교수 50여명을 갖춘 전문 ICT 대학으로 자리 잡았다.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개발을 위한 시스타 입주업체간 협력체계도 이곳의 자랑거리다.

시스타가 최근 관심을 갖는 부문은 4G 이동통신 기술 선도를 위한 ‘시스타 모바일&브로드밴드 쇼룸’(KMBS) 프로젝트. 이미 KMBS에는 67개 업체들이 각사의 이해관계를 떠나 끈끈한 공조 관계를 맺고 있다. 매주 월요일 정례회의 때 모든 업체가 참여해 자사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공유한다.

시스타 홍보업무를 담당하는 토마스 베니치는 “시스타의 산업과 직결된 교육 시스템, ICT에 대한 집중적인 기술 개발과 함께 업체간 협력이 폐쇄적인 미국 실리콘 밸리와 비교할 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살기 좋은 과학도시로 만들겠다는 스톡홀름시, 선진 중소기업 창업시스템, 입주 업체간 기술 공유, 고급 IT 인력 공급 시스템 등 4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시스타는 세계 최고의 ICT 테크노밸리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스톡홀름= wonhor@fnnews.com

■사진설명=시스타는 60만평의 대지에 30만평의 사무실을 보유하고 있다. 스톡홀름시는 시스타를 오는 2010년까지 15만명이 거주하는 도시로 변모시킨다는 계획이다. 스톡홀름에서 북서쪽으로 17㎞ 거리에 위치한 세계적인 ICT 클러스터 시스타 과학도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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