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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새만금 공사현장을 가다]24일부터 끝막이 ‘호남지도’가 바뀐다



【부안(전북)=윤경현기자】서울을 떠난지 3시간쯤 지났을까. 군장산업단지를 오른쪽에 두고 군산쪽의 새만금 4호 방조제에 들어섰다. 해무(海霧)가 가득해 반대편 부안은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보이지 않았다. 공사 규모가 얼마나 큰 지 짐작이 갔다. 바다의 날씨와는 달리 공사를 책임지고 있는 농촌공사 직원들의 표정은 아주 밝았다. 4년여를 끌어오던 법적 분쟁이 최근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신시배수갑문까지 가는 길은 아직 포장이 안 돼 울퉁불퉁했다.

길 양 옆에는 돌덩이들이 행진을 벌이고 있었다. 무게가 3t이나 되는 그물망을 씌운 돌망태 27만개가 준비돼 있다고 했다.

24일부터 시작되는 끝막이 공사에 쓸 가장 중요한 자재다. 전체 방조제 공사에 들어가는 돌과 모래는 7300만㎡. 서울에서 부산까지 7m 높이로 쌓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끝막이 공사구간은 두군데로 하나는 1.1㎞이고 다른 하나는 1.6㎞다. 대법원 판결 다음날인 17일부터 준비공사에 들어가 22일까지 모두 합해 471m가 더 나갔다.

끝막이 공사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바닷물 흐름이 엄청나게 빠르기 때문이다. 공사가 진행되면 될수록 개방구간이 축소돼 자칫 돌망태를 쏟아부어도 물살에 쓸려가버릴 우려가 있다. 현재는 개방구간의 유속이 초당 5.5m지만 끝막이 공사에 들어가면 7m까지 올라간다.

가까이 다가가 봤다. 그러나 물살이 얼마나 빠른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이 정도에 3t이나 되는 돌망태가 유실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돌아온 대답은 “지금이 제일 유속이 느린 시간이라는 것”이다. 빠를 때는 감독선이 직선으로 운항하기조차 힘들다고 한다.

농촌공사 새만금사업단 한경태 관리실장은 “네덜란드 압솔루트 방조제의 끝막이 최대유속은 초당 3m에 불과했다”면서 “새만금 방조제 공사는 고도의 간척기술과 최대의 안정성이 요구되는 세계 최대규모의 심해간척공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빠른 조류로 3∼4월이 공사 적기이고 이를 넘기면 최악의 경우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끝막이 공사가 끝나면 방조제 보강과 도로포장, 조경 등의 공사가 진행되고 농지조성은 일러야 내년, 늦으면 오는 2008년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농지기반을 갖추는 공사가 2012년까지 이뤄지고 담수화 등을 거쳐 ‘진짜’ 농지로 사용되기까지는 10년 정도가 더 걸릴 전망이다. 내부간척지는 동진지역(1만3000㏊)을 먼저 조성하고 만경지역(1만5000㏊)은 담수호의 적정수질을 확보한 뒤 개발된다.

새만금 사업은 세계적으로 식량이 부족해지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 농지 확보를 위해 진행되는 것이다. 농촌공사 이원희 대단위사업처장은 “도로건설 등으로 국내에서 사라지는 농지는 연평균 2만㏊에 이른다”면서 “새만금과 같은 대규모 농지조성 사업이 없다면 언젠가는 농지가 부족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역발전과 국익을 감안해 일부를 다른 용도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토연구원 등이 참여해 토지이용계획에 대한 용역보고서를 만들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향후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그러나 간척지 용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부에서 주장하는 산업단지 조성은 지금 시점에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산업단지로 만들려면 엄청난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데다 그만큼의 수요도 당장은 없기 때문이다.


이처장은 “이웃한 군장산업단지(400만평)도 아직 분양률이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새만금을 만드는 것은 우리세대가 결정하고 했지만 그 땅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 지는 다음 세대가 필요에 따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blue73@fnnews.com

■사진설명=새만금사업이 지난 17일 재개된 가운데 22일 공사 현장에서는 포클레인과 덤프트럭 등을 동원해 끝막이를 위한 준비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본격적인 끝막이 공사는 24일부터 한달간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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