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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 매각,막오른 은행권 빅뱅]2위 은행 접전…M&A 촉발

한민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23 14:39

수정 2014.11.06 09:02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은 또 한차례의 대대적인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금까지 국내 은행권은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의 ‘은행 전쟁’ 선전 이래 100조원대의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빅4 은행들이 치열한 영업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었다.

슈퍼은행 탄생으로 인해 새롭게 정립된 ‘1강 2중 1약’ 체제는 장기적으로 하위권 은행들의 연쇄적인 인수합병(M&A)을 예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상위권 은행들이 모두 세계적인 규모의 글로벌 뱅크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다. 외환은행 인수로 국민은행이 확실한 강자로 부상함에 따라 각 은행들은 당분간 조직 안정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조흥은행과의 통합을 마무리한 신한은행도 당분간은 내부 정리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고 우리은행은 자체 성장을 내세워 내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실정이다.
국민은행도 외환은행이라는 ‘대어’를 소화시키기 위해 당분간 내부적인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1강·2중·1약 체제 정립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국민은행은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자산 271조원 규모로 세계 시장에서도 손색없는 ‘슈퍼뱅크’로 거듭나게 됐다. 국민은행이 확고부동한 1강의 위치를 차지함에 따라 신한은행(자산 165조원), 우리은행(140조원)이 2중으로,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한 하나은행(103조원)은 1약으로 전락하게 됐다.

국민은행이 그동안 취약했던 기업금융과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총자산 300조원 규모로 올라서는 데 주력하는 동안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내실있는 영업을 병행하면서 추후 규모를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규모뿐만 아니라 명실상부한 리딩뱅크로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매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데다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외환은행을 인수함으로써 소매, 기업, 국제 부문을 두루 갖춰 날개를 달았다. 국민은행은 외환은행의 인수로 동북아 허브의 중심은행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2위권 경쟁, 또다른 M&A 촉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비슷한 자산 규모와 영업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불꽃튀는 접전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모두 LG카드 인수전 참여를 선언한 상황이라 생존을 건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LG카드가 어느 쪽으로 가느냐에 따라 2중 체제에서 2강 1중 체제로 변화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강력한 라이벌로 서로를 견제하는 동시에 국민은행을 따라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LG카드를 인수하지 못한 측은 하위권 은행 중에서 매물을 찾을 가능성도 높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SC제일이나 한국씨티도 다시 매물이 되지 말란 법이 없고 특히 지방 은행들 가운데서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한 하나금융지주는 이러한 M&A 행렬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카드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이거나 혹은 다른 지방 은행이나 금융기관 등을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을 경우 스스로가 우리나 신한의 매물이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mchan@fnnews.com 한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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