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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한은총재 내정]과감한 금리정책 예고



지난 51년 김유택 총재 이후 55년만에 한국은행 내부에서 총재가 배출됐다. ‘정통 한은맨’인 이성태 신임 한은 내정자가 앞으로 4년간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을 진두지휘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방향은 ‘물가 안정기조를 저해하지 않은 범위에서 경제성장을 뒷받침한다’는 한은의 기본정책이 더욱 또렷하게 부각될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물가에 이상징후가 포착될 경우 한은의 선제적인 대응 속도는 좀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통화정책 대응수준은 급격하기보다는 예측가능한 범위내에서 조절하는 기존 흐름이 유지될 전망이다.

■통화정책 대응속도 좀 더 빨라질 듯

지난 68년 입행 이후 38년동안 한은에 근무해온 경력으로 미뤄봤을 때 이내정자는 누구보다 한은의 설립 목적에 강한 신념을 갖고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그는 한은의 최우선 수단이자 목표인 물가안정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내정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은의 통화정책의 근간은 물가안정임을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그는 박승 한은 총재보다 좀 더 빨리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내정자가 한은내에서도 손꼽히는 원칙주의자라는 점 또한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결국 앞으로 콜금리는 예상보다는 한 템포 빨리 인상 또는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성장보다는 안정쪽에 무게

이내정자의 성향이 성장우선인지, 안정추구인지 가늠하기 아직 어렵다. 하지만 물가안정이 최우선 목표인 한은 출신이라는 점, 원칙론자이면서 소신파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성장보다는 안정쪽에 무게중심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004년 11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당시 금통위원 가운데 이내정자만이 명백한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이러한 판단이 옳았는지 또는 틀렸는지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성장보다는 물가안정을 중시하는 이내정자의 시각이 드러난 좋은 사례임이 틀림없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에서는 이내정자가 최근 경기를 반영해 금리를 올리려 하지 않은까 하는 우려의 시각이 많다.

■한은 독립성 침해에는 단호하게 대처

이내정자는 어떤 쪽이 옳다는 확신이 들면 그 뜻을 굳히지 않은 소신파로 정평이 나있다. 온화한 외모와는 달리 주장과 고집이 강한 편이다. 한은 관계자도 “이내명자는 평소 원칙을 중시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성품 때문에 과거 한은내 선두권 그룹에서 다소 밀린 적도 있었다.


이를 고려할 때 통화정책에 대한 간섭 등 한은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내정자는 지난 2003년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출석, ‘금리 외압설’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킨 적도 있었다. 그 밖에 부동산가격 등 자산가격 거품 문제는 부동산문제만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는 어려우며 우리 경제의 큰 맥락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킬 것으로 예측된다.

/ yongmin@fnnews.com 김용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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