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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름값 올리는 유사 석유/김기석기자



“유사 석유 판매가 사라진다면 현재 유류세의 5% 정도는 낮출 수 있을 겁니다.”

최근 길거리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팔리는 유사 석유가 급증하는 것을 씁쓸하게 바라보는 정유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정부의 단속 의지 천명에도 불구하고 유사 석유 판매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꾸준히 늘고 있어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10%를 넘어섰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유사 휘발유와 유사 경유는 각각 438만배럴, 130만배럴로 추정되고 있다.

휘발유의 경우 전년에 비해 12%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정상적으로 판매된 전체 휘발유의 10.5%에 달하는 수치다.

이는 유사 석유가 정상적으로 거래됐다면 무려 9770억원의 세금을 추징할 수 있는 규모로 지난해 유류세 23조원의 4%를 넘는 수준이다.

다른 말로 정부가 유사 석유를 근절시켰다면 세수는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들의 부담은 4% 이상 줄여줄 수 있었다는 의미다. 현재 휘발유 가격에는 ℓ당 870원, 경유에는 ℓ당 520원의 유류세가 붙어있다.

최근 정부가 강력한 유사 석유 단속에 나서며 적발 건수는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02년 59건에 불과하던 단속 건수는 지난 2003년 1426건, 2004년 4190건, 지난해 6931건으로 늘었다.

그러나 정부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유사 석유 판매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는 법 위반자에 대한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단속에 걸리더라도 100만원대의 벌금형에 불과해 또 다시 판매가 이뤄진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유사 석유 이용자들이 주로 생계를 위해 선택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느슨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보다는 훨씬 많은 국민이 상대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정부가 보다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최근 인터넷상에서는 ‘일본보다 비싼 기름. 유류세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에 대한 조회 수가 10만건이 넘었다고 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부는 곰곰이 곱씹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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