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병원도 진료만 잘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의료 시장 개방으로 병원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성공하는 병원 경영이 요구된다. 병원의 브랜드와 가치를 높여야만 살아남는다. 다른 병원보다 한 발 앞선 전략으로 성공한 병원 CEO들의 경영전략을 격주로 들어보도록 한다.
'내가 가면 길이다'
예치과 대표원장이자 메디파트너 대표이사인 박인출 원장 방에 붙어있는 글이다. 실제 박 대표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고 있다. 14년 전,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 모래알과 같다는 의사를 4명이나 모아 예치과를 차렸다. 7년 전에는 예치과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프랜차이즈병원 시대를 열었다. 이를 운영하기 위해 메디파트너라는 지주회사까지 차려 병원사업 모델을 만들었다. 박원장의 횡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시아를 아우르는 예치과 병원을 만들기위해 중국 상해를 시작으로 심천(설립준비), 베트남 호치민(4월개원)을 비롯, 일본, 대만 등에도 병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또 의료법이 개정되면 2007년에는 메디파트너를 증시에 상장시킬 생각도 가지고 있다.
박원장이 이처럼 병원을 경영하기 시작한 것은 아버지 영향이 컸다. 의사였던 아버지는 항상 혼자 진료를 했고 어느 순간 그 모습이 그렇게 외로워 보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의사 1000명을 모아 뭔가 해보자.'
또 피터드러커의 '자본주의 이후 사회'라는 책을 읽고 앞으로 네트워크 시대가 올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그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그당시 개원가에는 네트워크 병원이라는 개념이 없었지만 지금은 네트워크 병원 시대가 열렸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예치과가 추구하고 있는 것은 명품 진료다. 병원 인테리어, 진료의 질, 서비스 모든 면에서 뛰어난 컨텐츠를 제공하고 진료비를 더 받겠다는 전략이다.
"높은 품질의 진료를 받으려면 그만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환자를 하루에 10명 밖에 보지 않는 의사는 환자 100명 보는 의사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때문에 정밀진료가 가능하고 그만큼 서비스도 높아지게 되죠."
하지만 '예'라는 브랜드를 같이 쓰기 때문에 동일한 진료의 질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이를 위해 엄격한 시스템을 적용한다. 일단 '예'라는 브랜드를 쓰기 위해서 심사를 거친다. 현재 15개 병원이 예치과라는 이름을 받기위해 대기중이지만 이 중 3개만 가족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일정한 수준에서 벗어나면 퇴출시킨다. 지금까지 2개 치과가 시스템에 의해 이름을 쓸 수 없게 됐다. 물론 임상연구소를 통해 교육도 받고 해외학회도 같이 가는 등 교육에도 신경쓰고 있다.
이 시스템과 진료기술은 일본의사들도 돈을 주면서 배워가고 있다. 지난해만 2박3일 과정으로 70명이 다녀갔다. 올해도 90명이 세미나 투어를 예정하고 있다.
앞으로 메디파트너를 의료라는 한정된 사업에서 벗어나 '라이프 스타일 매니지먼트'사로 키우는 게 박원장의 꿈이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예치과는 1992년 강남예치과로 시작한 예치과는 현재 예치과 48개, 예한의원 5개, 예성형외과 1개 등 52개 병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1999년 예네트워크 프렌차이저 메디파트너를 설립한 이후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병원 사업을 시작했으며 현재 병원경영 전문 지주회사 기반을 구축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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