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로 국민은행이 슈퍼은행으로 등극해 1·2위 은행간 격차가 크게 벌어짐에 따라 신한-우리간 2위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더욱이 신한은행은 4월초 조흥은행과의 ‘통합 신한은행’으로서 첫발을 내딛게 됨에 따라 통합 이후의 첫번째 성과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 우리은행은 오는 2008년 민영화를 앞두고 있어 2위 은행이라는 실리와 명분을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신한과 우리간 경쟁은 올해도 은행권을 달굴 뜨거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으로 전개될 LG카드 인수전은 양 은행간 순위 다툼의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각축전 치닫는 외형 싸움
오는 4월 초 출범하는 ‘통합 신한은행’의 총 자산은 163조원으로 은행권에서는 국민은행 다음으로 많다. 또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리은행의 총자산 140조원에 비해 20조원 이상 많다. 이 정도면 우리은행과의 외형 경쟁에서 기선을 잡은 셈이다.
신한은행내에서 우리은행과의 경쟁보다는 국민은행과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던 이유도 우리은행과의 적잖은 자산 규모 차이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해 자산규모 270조원대의 공룡은행으로 거듭난 만큼 당분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간 격차를 줄이기는 어렵게 됐다.
신한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신한과 조흥간 합병 일정이 좀더 빨랐다면 신한이 외환은행 인수전에도 참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리딩뱅크로서의 길이 멀어진 통합 신한은행으로서는 앞으로 상당기간 2위권 사수에 더욱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올해 100개의 지점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공격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연초부터는 ‘토종 은행’임을 주장하면서 경쟁은행들을 자극,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우리은행의 이같은 움직임은 상당부분 주요 경쟁상대인 신한은행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리딩뱅크가 되는 게 결코 꿈은 아니라는 자신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아울러 통합은행으로 출발한 신한과 공격경영을 선언한 우리은행간 경쟁은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를 계기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LG카드 매각싸고 대격돌
27일부터 시작된 LG카드 인수전은 올해 신한-우리 두 은행간 경쟁의 절정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두 은행 모두는 외환은행 인수전 이후 금융권 최대 인수합병(M&A) 매물인 LG카드 인수에 참여할 뜻을 밝히고 있다.
두 은행중 한 곳이 LG카드를 인수할 경우 인수업체는 일단 외형 및 영업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카드사업 부문에서 업계 1위로 단숨에 급부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LG카드의 방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는 금융관련 각종업무에 긴요한 자료로 이용될 수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LG카드를 인수하는 곳이 은행권 2위자리를 굳히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일단 신한은 LG카드 인수에 있어 아직은 큰 걸림돌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최대주주인 예보의 반대로 LG카드 인수전에 참여하지 못하게될 수도 있다. 이 경우 두 은행간 경쟁이 예상외로 싱겁게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sunysb@fnnews.com 장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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