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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헛다리만 짚는 부동산대책/정영철기자



“재건축 개발이익도 지가 상승이나 용적률 확대에서 오는 것으로 정부 정책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순전히 개인이 향유하는 것은 사회 정의에 맞지 않다.”

여당의 한 고위 관계자가 지난달 3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에 대해 언급한 말이다.

이 말은 재건축에만 적용할 수 있는 개발이익이 분명히 따로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우선 집값 상승을 들었다. 하지만 집값 상승에 관한 한 재건축은 일반아파트보다 하나도 나을 게 없다.

강남 재건축 단지 주민들은 “실제로는 주변 일반아파트가 더 오르고 있다”며 “재건축 단지를 타깃으로 매번 정책을 내놓는 정부는 헛다리를 짚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대치 은마 30평형대는 선경 등 일반아파트보다 2억원 정도 값이 싸다. 결국 주변 집값을 고려하면 시세 차익에 대한 이익 환수액은 없는 실정이다.

‘용적률 확대’에 따른 개발이익 환수도 사실상 어렵다. 과거엔 소형 아파트를 갖고 있어도 용적률 확대에 따라 중대형으로 입주가 가능했고 가격도 폭등했지만 이건 옛말이다. 정부가 집값 상승을 우려해 용적률을 동결시켜 놨기 때문. 당연히 개발이익이 있을 턱이 없다.

결국 정부가 개발이익을 환수하겠다며 ‘3·30 후속 대책’이란 이름으로 ‘칼날’을 빼들었지만 막상 손볼 대상은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시장을 잘못 보고 엉뚱한 정책을 내놨다는 말이다. 현재 강남 재건축은 주변 상승세에 편승해 오르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직도 재건축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정부는 그동안 틈만나면 ‘8·31대책’을 자랑해 왔지만 이번에 또 대책을 내놨다. 정부 스스로도 정책을 못믿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정부가 먼저 공부 좀 한 뒤 정책을 내놓으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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