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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텔-루슨트 합병…350억弗 최대 통신장비社 탄생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03 14:40

수정 2014.11.06 08:20



‘통신공룡’에 이어 통신장비업계에 시가총액 350억달러 규모의 새로운 거인이 탄생하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프랑스 알카텔은 미국 루슨트 테크놀러지와 합병키로 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알카텔이 주식의 60%를 갖고 최고경영자(CEO)는 패트리샤 루소 현 루슨트 CEO를 맡기로 했다. 새 합병사의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연간 250달러의 통신장비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양사는 사업 영역은 비슷한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 제각기 다른 고객들을 가지고 있어 합병 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양사가 합병후 계획하고 있는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합병사는 앞으로 3년 동안 17억달러의 현금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양사간 합병으로 다른 업체들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인수합병(M&A)작업을 가속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지는 “그동안 AT&T와 버라이존 등 유·무선 통신업계가 강자 중심으로 합병되면서 장비업계도 영향을 받게 됐다”면서 “앞으로 노텔네트웍스, 지멘스, AB 에릭슨 등 다른 업체들간의 합병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합병이 최종 단계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될지는 확실치 않다. 미국과 프랑스 양국간 최종 승인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루슨트 테크놀러지가 운영하는 ‘벨 연구소’는 미국 국방부와 여러 안보기과 협조관계에 있어 미국 의회가 전면 반대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미국 의회는 지난 2년간 해외업체가 자국업체를 사들이는 것에 난색을 표해왔다.


중국 국영석유업체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미국 석유업체 유노칼과 인수합병 막바지 단계에 이르러 미국 의회의 반대로 인수를 포기했다. 또 최근 아랍계 항만업체인 두바이포트월드도 미국 항만사업권을 인수하려하자 역시 미국 의회가 안보문제를 제기해 무산시킨 바 있다.


프랑스 정부가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방위산업체 탈레스의 지분 9.5%를 알카텔이 갖고 있기 때문에 알카텔-루슨트 테크놀러지가 합병해 재출범하는 새 회사가 탈레스와 어떤 관계를 구축할 지도 넘어야 할 산이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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