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이 삼성생명의 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림에 따라 삼성에 걸린 두가지 이슈 가운데 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관련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
이제 남은 것은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카드의 지분 문제다. 금융산업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금산법) 개정안이 지난 3일 국회 법사위에 상정됐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삼성카드의 지분 46.85%(2억3260만1342주)를, 삼성카드는 에버랜드 지분 25.64%(64만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 지주회사 논란 종지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삼성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논란이 일단락될 전망이다.
그동안 삼성에버랜드는 회사가 지분(19.34%)을 가진 금융계열사(삼성생명)의 순자산이 에버랜드 전체 자산의 50%를 넘는지와 관련, 사실상 금융지주회사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로 인해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하면 연쇄적으로 삼성생명의 가치가 높아지고 에버랜드가 소유한 삼성생명 지분의 가치가 에버랜드 전체 자산의 절반을 넘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에버랜드는 사실상 금융지주회사가 돼 계열사인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등 비금융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 금융감독원이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생명에 대해 원가법이나 지분법 등 어떤 회계방식을 적용하더라도 금융지주회사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림에 따라 삼성의 순환출자 지배구조는 계속 유지하게 됐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31일 “삼성에버랜드가 소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지분법(순자산에 기초한 실가기준)이 아닌 원가법(취득원가 기준)으로 회계처리한 것에 대해 조만간 금융감독원에 감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 등은 그동안 “순환출자구조는 가공의 자산을 만들어 경제질서를 위협한다”며 지배구조 개선요구와 함께 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논란을 줄곧 제기해 왔다.
이와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에버랜드는 소유한 삼성생명 지분중 6%를 SC제일은행에 신탁했다. 또 줄곧 지분법으로 회계 처리하던 삼성생명 지분을 지난해부터 원가법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삼성생명 지분신탁은 금융감독위원회가 “신탁한 지분도 에버랜드 소유로 봐야 한다”고 유권 해석해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 금감원의 결정에 따라 에버랜드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하거나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매각할 필요가 없게됐다.
이에 대해 한 회계법인의 임원은 금감원의 이번 결정은 “출자회사의 인사나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경제적인 실제를 보고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며 “엄격한 기업회계 기준서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금융지주회사가 아니라는 것은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상장하거나 삼성전자의 주가가 주당 100만원을 넘게 될 경우 금융지주사 논란이 다시 불거질 소지도 없지 않다.
■삼성전자의 삼성카드 지분 46%가 문제
금융산업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금산법) 개정안이 지난 3일 국회 법사위에 상정되면서 관심은 이제 삼성전자의 삼성카드 지분에 대한 금산법 위반 여부에 쏠려있다. 삼성논란의 마지막 이슈인 셈이다.
이번에 상정된 금산법 개정안은 지난 97년 3월을 기점으로 이후에 취득한 초과지분에 대해서는 즉시 의결권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에버랜드 지분 25.64% 가운데 5% 초과분에 대해서는 즉시 의결권이 제한된다.
또한 97년 3월 이후 취득한 지분은 5년간 자발적으로 처분해야 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금감위원장이 처분명령을 내리게 된다.
아울러 97년 3월 이전에 취득한 지분은 2년간 유예기간을 거친 뒤 의결권이 제한된다. 2년 후에는 금융사의 의결권 제한을 규정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11조의 적용을 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임원의 선임 또는 해임, 합병, 영업양도 등의 경우 15% 이내에서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7.2%중 5% 초과분은 2년 유예후 의결권이 제한된다.
현재 분위기로는 금산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와 전체회의를 통과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럴 경우 삼성측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2∼3년간의 시간을 번 셈이지만 어쨌든 순환출자 구조를 해결해야 할 입장이다.
증권업계와 재계는 결국 삼성생명의 상장이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판단하고 있다.
법무법인 다인 박성하 변호사는 “이번 금감원의 결정은 원가법이나 지분법을 적용하더라도 회계처리의 안정성을 강조한 측면이 크다”며 “금산법 적용 문제에 있어서는 삼성 그룹의 지배구조 건전화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mskang@fnnews.com 강문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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