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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삼성의 설비·경영노하우 中企이양



삼성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와 최종 방안을 협의 중이기는 하지만 우선 1조원어치 이상의 유휴·노후 설비와 기계, 계측기 등을 시세보다 싼 가격에 이양하고 중소기업 최고경영자에게 각종 경영 기법을 전수하는 ‘혁신 학교’를 운영한다는 내용만 해도 놀랍다. 중소기업들이 세계적 기업인 삼성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는다면 나라 전체 산업의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생 방안’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술이나 경영 기법 등에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기업에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결정적인 지원을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의 적정 이윤을 보장하는 선에서 납품 가격을 정하는 방식은 일정 기간 생존을 보장해 줄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라는 점에서는 미흡하다. 오히려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우는데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있다. 삼성의 방안은 ‘물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주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삼성은 자동차와 철강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제조업을 갖고 있어 혜택을 받을 중소기업의 범위가 넓다. 삼성 계열사들이 매년 교체하는 설비는 1조원 이상이 되는데 삼성은 우선 생산현장이나 연구·개발(R&D)에 필요한 기계설비나 계측기 등을 내놓기로 했다. 당장의 생산성 제고는 물론이고 연구·개발을 촉진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앞으로 5년간 매년 2000명씩 중소기업 최고경영자에게 경영 기법을 전수하는 ‘혁신 학교’에 대한 기대도 크다.
비록 3박4일 과정에 불과하지만 삼성의 경영 혁신 기법과 경영 노하우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거듭 밝혀왔지만 일과성에 그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삼성의 결단은 국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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