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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민간임대는 애물단지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에서 선보인 민간건설사 공공임대아파트의 청약률이 당초 예상에 형편없이 못미치는 등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터무니 없이 비싼 임대료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소형아파트를 중형아파트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발코니 확장 비용도 일반아파트에 비해 두배 가량 비싼 점 등이 원인이다. 더구나 입주민들이 시세 차익을 전혀 누릴 수 없는 ‘투자성 제로’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청약자의 평가가 싸늘하다. 이때문에 이번 판교 임대아파트는 주거안정 기능과 거리가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너무 비싸고 투자메리트 없고

판교신도시 중소형 민간 분양아파트의 서울 및 수도권 5년 무주택자의 실제 청약경쟁률이 100대 1을 돌파한 반면 임대아파트 청약건수는 나흘 만에 모집가구 수를 겨우 채웠다.

분양과 달리 임대가 청약자들의 외면을 받는 이유는 웬만한 월급 생활자들이 들어가 살기에 벅찰 정도로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 32평형을 기준으로 보증금 2억3000만∼2억4000만원, 임대료는 50만∼60만원으로 임대료를 전세로 환산할 경우 3억원에 달한다.

현재 분당 등 판교 주변에서 같은 평수의 아파트 전세가는 1억9000만∼2억원 정도로 1억원 이상 비싸다.

청약자들이 머뭇거리는 또 다른 이유는 열악한 투자수익률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10년짜리 민간 임대아파트는 분양 전환후 시세가 10억원에 달해도 수익은 마이너스라는 분석이다.

보증금 2억4000만원에 월세 59만원인 32평형 임대를 분양받으면 총 비용이 4억9800여만원에 달한다. 여기에다 기회비용 등을 감안하면 10년후 아파트 가격이 10억원이라고 해도 80∼90%에서 분양 전환할 경우 3억4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한다.〈표 참조〉

임대아파트에 무색하게 비싼 발코니 비용도 문제다. 이번에 판교에서 선보인 민간건설사 공공임대의 발코니 확장비용은 30평형대 기준으로 평당 200만∼260만원 정도로 판교 분양아파트(평당 190만∼200만원선)에 비해 비싸게 책정됐다. 특히 최근 김포 등에서 선보인 분양아파트 발코니 확장가(평당 90만∼130만원선)에 비해선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판교 임대는 부자용?

앞서 건교부는 판교의 임대아파트 비중이 전체 공동주택의 45.3%에 달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건교부의 발표대로라면 판교에서 선보일 임대아파트는 3월, 8월 물량을 포함해 총 1만2353가구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국민임대 5784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임대주택은 향후 분양전환이 예정됐거나 가능한 물량이다. 8월에 공급될 중형 임대아파트 역시 수급조절용으로 지어져 향후 분양 전환될 여지가 있다.

따라서 건교부의 주장과 달리 진정한 판교 임대아파트는 지금의 절반 수준인 21% 정도가 고작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판교의 공공임대는 엄밀히 이야기하면 서민에게 싸게 공급하는 임대아파트의 개념이 아니다”고 말해 서민정책과는 거리가 있음을 인정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헌동 본부장은 “국가가 국민들의 땅을 강제로 수용할 때는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사용돼야 하는 게 마땅하다”며 “판교와 같은 택지지구에서 분양 전환조건으로 임대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판교는 강남의 고급 중대형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는 대체 신도시 역할이나 또는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 목표 달성 중 어떤 것도 실현하지 못하는 실패작”이라고 꼬집었다.

/ bada@fnnews.com 김승호 김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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