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전자업계 ‘파트너십’실종/오승범기자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11 14:41

수정 2014.11.06 07:48



“국내 가전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다보니 페어플레이 정신까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서울 용산 가전대리점 모 직원은 최근 LG전자가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광고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28일 LG전자는 삼성전자가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등에 대한 부당한 광고 등을 했다고 주장, 이를 중지하는 광고금지 가처분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간 광고금지가처분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단 삼성전자측은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전 대리점에서 잔뼈가 굵은 이 직원은 “경쟁 제품에 대한 평가절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영업 일선에서 자사 제품의 우월성을 고객에게 알리기 위해 경쟁사 제품에 대한 무차별적 비방을 퍼붓는 것도 오래된 일”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 직원은 나아가 이번 국내 가전업체간 감정 싸움이 법정으로 이어지는 것을 두고 쾌재를 부를 외국 업체들을 생각하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제2의 세탁기 공방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않다. 소송의 배경에는 타임머신 TV의 하드 내장형(LG전자)과 외장형(삼성전자)간 제품 경쟁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 고유가 등 어려운 대외변수 속에 외국 글로벌 기업들의 특허소송까지 겹치면서 한국 기업들의 위기감이 나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가전 업체간 내홍은 결국 서로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LG전자가 잘 돼야 삼성전자도 성장할 수 있다”고 하며 LG전자 직원들은 “삼성전자가 있어 더욱 분발을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상도를 바탕으로 한 공정한 경쟁이 상호발전의 원동력임을 인정한다면 경쟁자이자 훌륭한 파트너로 서로를 생각해야 될 시점이다.

/ winwin@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