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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株,대박인가 쪽박인가]나노·바이오디젤 종목

김시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13 14:42

수정 2014.11.06 07:41



지난해 지능형 로봇 관련주 다스텍의 주가상승률은 1154.36%, 나노테마주의 강세를 주도한 플래닛82의 주가상승률은 1089.18%에 달했다. 이는 코스닥시장에서 주가상승률로만 볼 때 각각 3위와 4위에 해당한다.

주가가 급등한 만큼 경영실적도 좋았을까 싶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다스텍은 5억52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플래닛82는 88억9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기업 치고는 초라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신규사업 참여 봇물

올들어 지능형로봇·나노기술·바이오디젤 등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주도주 부재로 간간이 테마를 형성했지만 단기성에 그쳤다. 코스닥시장의 조정세와 바이오주 거품이 빠지면서 단기성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발동했기 때문이다.

지능형로봇주의 경우 에이디칩스가 31.14% 하락하는 등 관련주들이 대부분 연초 대비 하락했다. 바이오디젤 관련주에서도 카프코와 KCI는 연초 대비 각각 21.84%와 2.62% 하락했다.

그럼에도 이들 사업에 대한 매력은 여전히 식지 않았다. 올들어 사업목적을 추가·변경한 코스닥 업체 240개 중 16개(6.67%) 기업이 지능형로봇이나 나노기술·바이오디젤 사업분야로 사업목적을 추가하거나 변경했다.

한양증권 김연우 애널리스트는 “신규사업이 지지부진한 업체들이 주가를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유망 테마를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도 “일부 기업의 경우 시장의 관심을 끌기 위해 뒷북치기이나마 신규사업에 추가하고 있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증권사도 테마 부추겨

투자자들이 단기 대박 꿈을 꾸는 데 증권사들도 한몫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삼성증권은 올해 유망 테마로 지능형로봇과 나노기술을 꼽았다. 성장성이 담보되면서 실적을 기반으로 중장기성 테마 형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신증권도 ‘산업의 트렌드를 바꾸는 신기술 관련주에 주목하자’는 내용의 이슈테마 분석을 통해 나노기술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는 등 테마주와 관련된 분석은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향후 시장성과 함께 실적이 뒷받침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위주로 접근하고 있지만 테마주에 묻혀 본뜻이 왜곡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테마에 따라 돈이 움직이고 묻지마 투자가 횡행하는 등 시장의 상황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이 역효과를 나타내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찬익씨(30·가명)는 “투자자들이 단시간 내에 큰 돈을 벌 수 있는 테마주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단기급락 부담으로 투자가 망설여질 때 증권사 분석보고서는 투자 결심을 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되게 마련이다”고 말했다.

■옥석 가려 투자

지능형로봇·나노기술·바이오디젤의 향후 시장성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가 지능형로봇 등 10개 업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이 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 의지를 공공연히 밝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산업 자체의 전망성은 있지만 상용화에 따른 수익 실현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는 점 때문이다.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하이테크기술주의 경우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이것이 과도해져서 거품으로 이어졌던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면서 “투자자들은 이런 교훈 속에서 투자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우 애널리스트는 “성장성은 분명히 좋지만 구체적인 실적이 나오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지금 들어갈 이유는 없다”면서 “종목별로 실적을 검증한 후 옥석을 가려 들어가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sykim@fnnews.com 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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