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與 “매관매직 게이트”집중포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13 14:42

수정 2014.11.06 07:40



여야는 13일 한나라당의 구청장 공천비리 파문을 ‘현대판 매관매직사건’으로 규정하고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이번 비리가 5월 지방선거 판세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계기로 보고 총공세를 폈다. 여당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의 집중포화를 받은 한나라당은 소장파들의 반발로 내홍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구청장 공천과 관련 금품을 받은 의혹이 있는 김덕룡·박성범 의원을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 진화에 나섰다. 또 박의원은 이날 탈당을 선언했고 김의원도 “출당도 감수하겠다”며 파문확산 차단에 나섰으나 검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해 한나라당은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판 매관매직으로 전방위 압박

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번 사건은) 한나라당판 공천헌금 게이트, 매관매직 게이트라고 규정할 수 있다”면서 “전면적·전국적 범위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더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정의장은 “수억원대의 돈을 주고 공천을 받고 입찰비리를 통해 지방정부는 썩어가고 있다”면서 “뇌물·금품으로 구속·기소된 사람 중 대부분이 한나라당 단체장”이라고 공격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공천에 떨어진 사람이 돈을 냈다고 하는 것을 보면 (공천에) 당선된 사람들도 돈을 내지 않았을까 한다”고 가세했다.

우리당은 지금까지 한나라당 공천비리 의혹과 관련해 수십 건의 제보가 들어왔다며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동네 사또들이 아전들을 임명하면서 돈을 받아먹고 수청을 받은 것 아니냐”면서 “엄정히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차떼기 정당’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이 구태정치의 틀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한심스럽다”면서 “검찰은 한나라당의 검찰 고발이 있었던 만큼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은 “한나라당 공천비리 사건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정치세력에 의해 전국적으로 광범하게 벌어지고 있는 ‘현대판 매관매직 사건’의 단면이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고 “그 끝을 알 수 없는 ‘부정과 부패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패정당’”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소장파, 지도부 책임론 제기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이번 공천비리 사건에 대해 박대표 등의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해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당내 공천비리 사건을 검찰에 자진해 수사를 요청한 것에 대해 당 지도부의 안일한 현실인식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당 지도부 총사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영남지역 초선 의원은 “서울 중구청장은 공천비리 의혹이 제기된 지 오래됐는데도 지도부가 왜 이 지경까지 끌고왔느냐, 지도부가 방치한 것이 아니냐”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지도부 총사퇴 필요성도 제기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한 소장의원도 “몇주 전부터 냄새가 진동할 정도로 당내에 공천의혹이 파다했다”면서 “클린공천 감찰단장이 확고한 비리단절 의지를 지도부에서 보여야 한다고 건의했는데도 박대표가 어떻게 한쪽 말만 듣고 그럴 수 있느냐며 미뤄왔기 때문에 이 지경에 이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요모임 소속 의원은 “말로만 공천비리 엄단을 강조했지, 실제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다가 후에 자신에게 불똥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해 마지못해 의혹을 고백한 것은 전형적인 박대표식 리더십 패턴으로 정말 이대로는 큰일난다”면서 “한나라당의 지병이 다시 도지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한나라당,수사의뢰로 돌파

김재원 한나라당 감찰조사단장은 이날 오전 11시50분께 김덕룡·박성범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하고 임채진 서울중앙지검을 만나 신속한 조사를 부탁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선거사범 전담부서인 공안1부에 배당하고 주임검사를 송찬엽 부장검사로 정해 수사에 나서도록 했다.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고발장과 법리 검토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중 고발인 조사를 벌이고 수사가 본궤도에 오르면 김덕룡·박성범 의원 부부와 금품을 제공한 사람 등 사건 관련자 전원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김의원측은 올 2∼3월 서초구청장 공천 과정에서 자신의 부인이 시의원 부인으로부터 4억4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돌려주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박의원측은 올해 1월 선물받은 케이크상자에 1000만원가량의 수표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돌려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사진설명=김덕룡·박성범 의원의 대형 공천비리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1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표가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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