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구멍뚫린 ‘상장폐지’규정/전용기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14 14:42

수정 2014.11.06 07:36



12월 결산법인들의 증시 퇴출과 관련, 언론사들은 지난 3월초부터 경쟁적으로 오보를 쏟아부었다. 지난달초 언론이 짚은 퇴출예상 기업 중 실제 퇴출된 기업은 소수에 불과한 것이다.

14일 증권거래소가 밝힌 상장폐지 기업은 씨크롭을 비롯해 휘튼, 대한바이오, 세니콘, 에스피컴텍 등 모두 5곳. 이중 씨크롭은 상장폐지 금지 가처분을 낸 상태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초쯤 언론에 보도된 퇴출 우려 기업 수는 무려 38곳. 당시 거래소는 지난 2월 말 현재 상장폐지 우려 때문에 매매거래가 정지된 6곳과 관리종목에 지정된 37곳 등 모두 38곳(일부 중복)을 우선적인 시장감시 대상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퇴출예상 기업 수는 점점 줄었다.

3월 중순 퇴출예정 기업이 11곳으로 대폭 줄더니 4월초엔 최대 9곳이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결국 이마저 절반으로 줄게 됐다.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퇴출예상 기업들은 퇴출 사유가 되는 감사의견 거절, 자본잠식, 매출액 미달 등을 보란듯이 벗어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서원아이앤비. 지난달 23일 자본전액 잠식설로 주식거래가 정지된 서원아이앤비는 같은달 30일 감사의견 거절로 지난 3일 퇴출이 결정됐다. 거래소는 지난 5일부터 정리매매에 들어가 14일 상장 폐지키로 결정했다. 정리매매를 하루 앞둔지난 4일 외부감사인이 재감사를 받아들였고 법원에 상장폐지 등 금지가처분을 신청, 12일까지 상장폐지를 유예받았다. 이어 11일 재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 ‘적정’을 받아 퇴출을 모면했다. 드라마틱한 반전이다. 그러나 감사의견을 고쳐내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한번 짚어봐야 한다. 자본은 과연 제대로 확충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증시 옥석 가리기와 투명성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퇴출도 자연스러워야 증시가 살아난다.

거래소는 허술한 상장폐지 규정을 강화할 것이라고 나섰다.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어이 없는 오보를 내는 언론사가 줄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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